세계 랭킹 1위 탈환이라는 부담이 너무 컸던 것일까.
‘골프 여제’ 박인비(30·사진)가 짧은 거리의 퍼팅을 연달아 놓치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인 통산 20승 달성에 실패했다.
박인비는 15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코올리나 골프장(파72·6397야드)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맞바꾸며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적어낸 박인비는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우승자 브룩 헨더슨(캐나다·12언더파 275타)과는 5타 차다.
LPGA는 3라운드를 마친 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인비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펑산산(중국)을 제치고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서게 된다”고 전했다. 박인비의 마지막 세계 랭킹 1위는 2015년 10월 20일이었으니 약 2년 6개월 만의 세계 랭킹 1위가 눈앞에 있었다. 우승을 하지 못해도 펑산산과의 타수를 크게 벌리면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박인비는 16번홀까지 단독 2위를 달리며 세계 1위 탈환 가능성을 부풀렸다. 경기 중반 헨더슨을 한 타 차로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두 홀인 17번, 18번홀에서 전혀 그답지 않은 퍼팅이 나왔다. 1m 안팎의 짧은 파 퍼팅을 연달아 놓치며 보기를 했다. 결국 박인비는 공동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박인비와 함께 공동 3위까지 오른 펑산산은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12번홀 보기로 흔들리는 것 같던 헨더슨은 14번과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박인비는 “경기 내용이 안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 두 개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한 점은 아쉬웠다. 둘 다 1m 안팎의 짧은 퍼트였는데 오늘만 이런 퍼트를 서너 번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