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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비핵화 진정성 보여줄 새로운 核노선 내놓아야

北비핵화 진정성 보여줄 새로운 核노선 내놓아야

Posted April. 21, 2018 07:27,   

Updated April. 21, 201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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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어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둔 상황인 만큼 기존 핵개발 노선의 수정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남북은 두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을 설치하고 실무자 간 시험통화를 했다. 다음 주 초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에 첫 통화가 이뤄지고, 막바지 의제 조율을 위한 문 대통령 특사가 다시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도 높다.

 북한이 이달 들어 두 차례 정치국회의에 이어 전원회의를 개최한 것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과 관련한 정책노선의 변화를 통해 협상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은 줄곧 ‘핵 무력 건설’을 강조해왔지만 이제 우리 방북 특사단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비핵화 의사를 밝힌 만큼 기존 노선의 수정은 불가피하다. 노동신문도 당 전원회의 소집 목적을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정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2013년 당 전원회의가 채택한 ‘경제-핵 병진(경제발전과 핵개발 동시 추구) 노선’의 수정 여부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그토록 선전하던 ‘핵무력 완성’이나 ‘경제-핵 병진노선’을 일절 거론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병진노선’이라고 언급해왔다. 주민들도 이런 변화에 어리둥절할 것인 만큼 사전에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서도 비핵화 협상에 임하는 김정은의 새로운 노선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번번이 국제사회와의 비핵화 합의를 깨고 몰래 핵개발을 계속해왔던 북한이다. 아무리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를 거듭 밝힌다 해도 그 진정성에 대한 의문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노동당의 노선 변경은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보다 분명히 드러내는 한편 고립을 벗어나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북한의 희망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청와대 집무실과 북한 국무위원회를 연결하는 핫라인이 개설되면서 이제 두 최고지도자 사이에 직접 통화도 가능하게 됐다. 군사적 우발사태나 긴급 현안이 발생했을 때 남북은 두 정상 간 의사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여정은 순조로워 보인다. 하지만 진정 의미 있는 결과는 엿새 뒤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한 달 뒤 북-미 정상회담에서 나올 것이다. 철저한 준비와 점검으로 후회 없는 회담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