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사드 갈등을 일찌감치 예감한 ‘싸드’,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을 다룬 ‘미중전쟁’ 등 한반도 운명에 천착해온 소설로 화제를 모아온 소설가 김진명(사진).
그는 11일 발매된 주간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남북, 북-미 대화 국면은 북한의 위장된 평화 공세라는 보수 일각의 우려에 대해 “김정은이 쇼를 한다면 금방 탄로가 나 더 큰 위험에 빠질 텐데 그런 쇼를 할 이유가 없다”며 “과거 학습효과 때문에 믿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고 했다.
김 작가는 “미국이 달러를 유지하는 힘은 군사력인데,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이 군사력을 키울 명분을 제공해온 ‘필요악’ 구실을 해왔다. 이번 대화 국면에서 미국에 대한 북한의 역할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 포기 이후 북한 경제를 한미일 경제동맹에 편입하는 게 북한의 체제 안전은 물론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드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북핵 폐기와 함께 북-미가 관세동맹을 맺어 북한에서 생산한 물건을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에 수출해서 번 돈으로 미국 제조업체가 만들어내는 기계, 플랜트, 슈퍼컴퓨터 등을 사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대중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고, 미국 제조업 수출도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북한은 미국의 생산설비를 들여와 국가기간시설을 구축해 빠른 시간 내에 경제를 크게 일으켜 세울 수 있다.”
김 작가는 남북미 경제공동체를 기본으로 하되, 일본을 끌어들여 안전판을 더욱 확실하게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몇 일본 우익 정치인의 망발을 이유로 한미일 안보와 경제 프레임이 흔들리면 우리나라 전체가 위험해진다. 정서적 문제를 동맹과 결부시키는 것은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주한미군과 한미일 동맹은 우리 국익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안전판이다.”
구자홍기자 jhk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