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의 간판스타 신지애(30)는 최근 새로운 직함을 얻었다. 미술관 관장이다.
신지애는 지난해 말 광주 동구 장동로의 83m²(25평) 한옥을 매입한 뒤 3개 전시공간을 갖춘 갤러리로 리모델링해 18일 개관식을 갖는다.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아버지에게 특별한 선물을 드리고 싶었어요.”
‘혜윰’이라는 갤러리 이름은 신지애가 정했다. “생각이란 뜻의 순우리말이에요. 작가와 관람객이 작품을 통해 서로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어요.”
신지애가 중학교 때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는 시련을 극복하고 필드 퀸에 오른 것은 널리 알려진 얘기. 당시 아버지 신제섭 씨(59)는 보험금과 조위금 등을 모아 딸 골프 뒷바라지를 했다. 신지애는 2010년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뒤 “이젠 아버지도 꿈을 이루시라”며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1980년대 전남대 수의학과 시절 사진에 빠졌던 신 씨는 학생운동으로 제적당한 뒤 2011년 재입학해 졸업장을 받았다. 올해 광주대에서 석사 과정(사진 전공)까지 마친 신 씨는 다큐 사진작가로 국내에서 5차례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시즌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메이저 1승을 올리며 상금 4위에 오른 신지애는 “운동하기 전엔 화가가 되고 싶었다. 골프와 예술은 노력과 창의성이 필요하고 그걸 보여줄 무대가 있어야 한다. 아빠와 내 꿈이 함께 이뤄진 것 같다. 예술인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