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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러시아에... 16강 ‘붉은 혁명’이 꿈틀댄다

드디어 러시아에... 16강 ‘붉은 혁명’이 꿈틀댄다

Posted June. 12, 2018 07:41,   

Updated June. 12, 201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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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처럼 편안한 곳이다. 세밀한 훈련과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신태용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의 전지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12일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최종 준비에 돌입한다.

 러시아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표트르 대제가 서구화를 앞당기기 위해 1703년부터 네바강 하구의 늪지대에 짓기 시작한 도시다. 200년 동안 제정 러시아 수도였고 1917년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난 ‘혁명의 도시’다. 소련 정권은 수도를 모스크바로 옮겼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이름도 혁명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이름을 따 레닌그라드(레닌의 도시)로 바꿨으나, 1991년 소련 붕괴와 함께 옛 이름을 되찾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이 상트페테르부르크다.

○ 훈련 집중도 향상+전력 노출 차단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선수단이 사용할 숙소인 ‘뉴 페테르고프 호텔’은 도시 외곽에 있어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훈련에 집중할 수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호텔 구조가 선수 숙소와 관광객 숙소가 분리돼 있어 선수들이 독립적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텔에는 미팅룸, 치료실, 휴게실 등이 있다. 호텔 측은 야채, 고기 등의 식재료를 준비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김치는 상트페테르부르크 한식당을 통해 조달한다”고 전했다.

 숙소 옆에 호수와 공원이 있어 산책으로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다. 신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호텔에서만 생활해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월드컵은 장기전이다 보니 선수들이 산책도 하면서 부담감을 떨쳐내야 한다”고 말했다.

 보안이 철저한 훈련장 환경도 베이스캠프 선정에 영향을 끼쳤다. 대표팀이 사용할 스파르타크 연습장은 주위에 고층 건물이 없고, 군사 시설로 둘러싸여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어렵다. 대표팀 관계자는 “전력 노출의 위험이 낮아 세부 전술 훈련에 적합하다. 숙소에서 훈련장까지의 이동 시간도 차로 15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모스크바와의 경합 끝에 베이스캠프로 낙점됐다. 모스크바는 숙소가 공항 인근 비즈니스호텔이어서 산만한 분위기가 감점 요소로 꼽혔다.

○ 모스크바보다 먼 비행 거리?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서 경기 도시까지의 비행시간은 니즈니노브고로드(1차전)가 1시간 30분, 로스토프나도누(2차전)가 2시간 15분, 카잔(3차전)이 1시간 50분이다. 모스크바에서 출발할 때보다 30∼40분 더 걸린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모스크바는 교통체증으로 인해 공항까지 이동 시간이 1시간 넘게 걸린다. 이 때문에 전체 이동 시간은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김대업 협회 국가대표지원실장은 “경기 이틀 전에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비행시간 30∼40분은 컨디션 유지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또 다른 이름은 ‘백야(白夜)의 도시’다. 월드컵이 열리는 6, 7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오후 11시에도 해가 지지 않는다. 숙면을 위해 대표팀은 오스트리아에서부터 ‘예행연습’을 해왔다. 대표팀 관계자는 “오스트리아도 저녁이 밝은 경우가 많아 선수들의 숙소 커튼을 암막 커튼으로 모두 바꿨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사용할 숙소에도 모두 암막 커튼이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