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에서 우리는 최약체다. 하지만 어떻게든 첫 경기 상대인 스웨덴을 잡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상대에게 밀려도 결과(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48)은 평가전과 전지훈련은 월드컵 본선을 위해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며, 모든 초점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전(18일 오후 9시)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12일 그는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다. 여러 논란에도 신 감독은 “전지훈련 성과에 만족하며 90점 정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날 끝난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0-2로 졌다. 월드컵 본선을 앞둔 대표팀의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이로써 대표팀은 오스트리아에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볼리비아, 세네갈)에서 1무 1패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월드컵 본선 H조에 속한 세네갈은 사디오 마네(리버풀) 등 정예 멤버를 출전시켰다. 대표팀은 상대 프리킥 상황에서의 자책골(김신욱)과 페널티킥 골을 내줬다. 신 감독은 “개인기가 좋은 세네갈 선수를 일대일로 마크하는 데 힘든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세네갈의 측면 돌파를 막는 과정이 스웨덴전을 준비 중인 수비진에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공격력은 러시아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성해 보완할 방침이다. 이날 대표팀은 주전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이 허벅지 근육통으로 인해 결장했다. 신 감독은 “러시아에서도 스웨덴전을 준비할 시간이 있다. 득점 루트를 잘 만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표팀은 전술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평가전에 ‘위장 선발’을 내세우거나, 세트피스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신 감독은 세네갈전에서도 세트피스 전술을 모두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비공개 평가전이지만 경기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세트피스만 시도했다”고 했다. 그는 “세트피스는 틈틈이 훈련을 하고 있다. 장신 수비수가 많은 스웨덴을 상대로 어떤 세트피스를 사용해야 할지를 생각 중이다”고 덧붙였다. ‘평가전을 실험으로 낭비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대비해 상대에게 맞춘 선수 활용과 선수별 최적의 출전시간, 교체 타이밍 등을 확인했다. 실험이 아닌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고 반박했다.
세네갈전에서 측면 수비수 이용(전북)은 부상으로 전반 37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이날 이용은 상대 선수의 팔꿈치에 가격을 당해 이마가 찢어져 7cm를 꿰맸다. 이용은 왕성한 활동량과 날카로운 크로스가 장점이다. 신 감독은 “이용의 월드컵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길면 4일, 짧으면 2, 3일 정도 무리하지 않으며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신 감독과 선수들은 이날 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해 본격적인 스웨덴전 준비에 들어갔다. 신 감독은 “스웨덴의 경기 영상을 10경기 정도 보면서 상대의 공격 패턴 등을 머릿속에 입력했다. 그들이 잘하는 플레이를 못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에이스는 창의적 패스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 에밀 포르스베리(RB라이프치히)다. 그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한다. 신 감독은 “90분 경기에서 포르스베리가 측면에 있는 것은 10분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 80분은 중앙에서 경기를 하는 만큼 효율적인 수비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