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35 ThinQ(씽큐)’를 6일 선보인다.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9월 공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V30’에 이어 ‘LG V40 씽큐’가 출시돼야 맞지만 이에 앞서 징검다리 격인 V35 씽큐를 내놓는 것.
LG전자가 중간 단계의 V시리즈를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성장세가 둔화된 스마트폰 시장 ‘보릿고개’를 제품 다양화로 넘어보겠다는 포석이다.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하반기에 나올 예정인 V40 씽큐까지 합치면 총 4종에 이른다. 올해 3월 ‘V30S 씽큐’에 이어 5월에는 ‘G7 씽큐’를 내놓았고 하반기에 ‘V35 씽큐’와 ‘V40 씽큐’가 출격 대기 중이다. LG전자가 보통 상반기에 G시리즈, 하반기에 V시리즈를 각각 한 종씩만 선보였던 제품 출시 패턴이 완전히 달라진 것. 중저가형 모델도 X2, Q7 등 상반기에만 5종에 이른다.
LG전자가 V시리즈를 다양화하는 것은 플랫폼 전략의 일환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플랫폼 전략을 강조해 왔다. 잘 개발된 제품의 내부 설계 및 디자인은 그대로 쓰고 인공지능, 카메라 등 소프트웨어(SW)를 업그레이드해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V30S와 V35 씽큐가 바로 이 플랫폼 전략의 대표적 사례이다. 예컨대 V35 씽큐는 디자인과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디스플레이, 내부설계 등은 V30를 차용했고, 인공지능(AI), 카메라 등 소프트웨어는 G7 씽큐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이 가진 장점을 중저가 제품에도 적용해 LG전자 스마트폰 라인업 전체의 품질 향상을 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이미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국내 시장에 선보인 제품만 갤럭시S9·S9플러스 시리즈를 비롯해 △갤럭시 A8 △갤럭시 On7 prime △갤럭시 J2 pro △갤럭시 와이드 3 △갤럭시 진 △갤럭시 A6 △갤럭시 A8 star 등 9종이다. 해외 시장 전용으로 내놓은 제품까지 합치면 이보다 훨씬 많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한 해 동안 11종을 냈던 것에 비하면 올해 유독 ‘다작(多作)’인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역별로 소비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하게 제품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처럼 스마트폰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 것은 올해 유독 글로벌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된 탓이 크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5% 감소했다. 2004년 가트너가 스마트폰 판매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로 판매량이 감소한 건 처음이다. 매년 삼성전자의 2, 3분기 실적을 책임졌던 갤럭시S9 시리즈조차 올해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4월 출시된 갤럭시S9의 올해 연간 판매량을 2800만 대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2년에 나온 갤럭시 S3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중국에 이어 인도 시장에서도 샤오미에 점유율을 빼앗겨 실적이 부진해지자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중저가·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도 다양하게 출시해 점유율을 지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김재희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