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폭염...22일 서울 낮 38도 넘어서

　22일 서울 한낮 기온이 1994년 ‘대폭염’ 이래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살인적 더위’가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8월 초까지 비 예보가 없어 앞으로 최소 2주 더 한반도가 펄펄 끓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의 한낮 기온은 38.0도를 기록해 1904년 관측 이래 5번째로 높았다. 역대 가장 더웠던 1994년 7월 24일(38.4도)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다. 강한 햇볕 탓에 오존주의보도 사흘째 이어졌다. 이날 가장 높은 기온을 나타낸 곳은 경기 여주로 39.7도를 나타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데는 맑은 날씨 탓도 있지만 현재 중국 상하이까지 북상한 태풍의 영향이 크다. 기상청은 10호 태풍 ‘암필’이 몰고 온 따뜻한 습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열을 가두면서 기온을 더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밤까지 열기가 가시지 않아 대구와 경북 포항 등은 21일까지 열흘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온열질환자도 급증해 20일 기준으로 956명에 이른다. 이 중 10명이 숨져 지난해 같은 기간(3명)의 3배다. 21일 강원 인제의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전모 씨(62)가 깊이 약 2m의 물에 빠져 숨지는 등 폭염 속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전국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른 일본에서도 폭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하루 동안에만 온열질환 추정 증세로 11명이 숨졌다. 이에 일본 내에선 정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폭염 대처를 개인에게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을 개정해 폭염을 ‘자연재난’으로 규정할 예정이다. 연내 법이 개정되면 내년부터 폭염 발생 시 재난방송을 하고,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진다.


이미지 image@donga.com · 서형석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