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1대가 29일 동해와 남해에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으로 진입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대응 출격했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지난달 27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올 들어선 5번째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7분경 Y-9 정찰기로 추정되는 중국 군용기 1대가 이어도 서남쪽 KADIZ로 처음 진입한 후 대한해협을 따라 동해상으로 이동하면서 KADIZ 진입과 이탈을 반복했다. 이어 경북 포항 동북방 약 74km 지점을 거쳐 강원 강릉 동쪽 약 96km 상공까지 북상한 후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 진입한 경로를 따라 비행하면서 오전 11시 50분경 KADIZ를 완전히 빠져나갔다.
군은 F-15K 등 전투기 10여 대를 긴급 출격시켜 중국 군용기에 대해 추적 감시 비행과 경고방송 등 전술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 한중 직통망으로 우발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긴장 고조 행위 중단을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 군용기는 이를 무시한 채 4시간여 동안 KADIZ에서 비행을 계속했다. 중국 측은 “국제 공역에서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고 정상적인 훈련 비행을 한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도 주변 공역은 KADIZ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방공식별구역이 중첩되는 곳이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중국 군용기의 KADIZ 무단 진입 직후 주한 중국국방무관을 초치해 엄중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한 바 있다. 군 당국자는 “중국군이 한반도 주변을 정찰하고 정찰기의 장거리 비행 능력을 과시하고자 KADIZ 진입 비행을 반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