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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합류’ 이정후, 방망이는 으뜸

Posted August. 30, 2018 07:27,   

Updated August. 30, 201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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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는 어디를 가든 많은 일본 취재진을 만날 수 있다. 2020년 자국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터라 취재 열기가 평소보다 뜨겁다. 수영이나 육상 등은 일본에서 경기가 열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소외된 종목이 있다. 바로 야구다. 일본에서 야구는 사실상 국기(國技)로 평가받는 인기 종목이다. 하지만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만 구성된 이번 대회 야구 대표팀은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예선 라운드 자국 경기에도 3, 4명 정도 취재진이 자리를 지켰을 뿐이다.

 대표팀도 성적에 큰 욕심을 내는 것 같지 않다. 당초 일본 대표팀 에이스는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요시카와 슌페이(파나소닉)였다. 그런데 요시카와는 대회 직전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사전 계약을 한 게 발각돼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일본은 그의 빈자리를 채우지 않았다. 한국과 대만이 24명의 선수단으로 경기를 치르는 데 비해 일본은 한 명 적은 23명이다. 투수는 8명밖에 되지 않는다. 

 30일 오후 2시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과 만나는 한국으로서는 좋은 소식이다. 예선 1차전에서 대만에 1-2로 덜미를 잡힌 한국 대표팀은 이날 일본에 2점차 이상으로 승리하고 31일 중국을 이기면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전력이 생각 이상으로 탄탄하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자카르타를 찾은 장성호 KBS 해설위원은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라고 해도 투수들은 꽤 정교한 공을 던진다. 한국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도 “일본 대표팀 몇몇 선수는 프로에서 지명을 받을 만한 수준이다. 전력으로만 따지면 대만보다 한 수 위”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A조에서 치른 예선 라운드 3경기에서 모두 상대팀을 압도했다. 상대팀이 약체였다고는 해도 56득점하는 동안 2점만 내줬다. 3경기 모두 콜드게임 승리였다. 

 일본의 사회인 야구는 한국 동호인 야구와는 차원이 다르다. 대기업들이 주로 운영하며 준프로라고 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해마다 많은 선수가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야구로 진출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일본의 야구 영웅 노모 히데오, 주니치 구원투수 이와세 히토키 등 사회인 야구를 거친 선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콜로라도 오승환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사회인 야구 선수 조노 히사요시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았는데 조노 역시 몇 해 후 요미우리에 입단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예선전을 치르며 한국 타자들의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다. 1번 타자 이정후(넥센)는 홍콩전 2홈런 포함 12타수 7안타(타율 0.573)를 쳤고, 황재균(KT)도 2홈런과 함께 타율 0.364를 기록 중이다. 4번 타자 박병호(넥센)도 홍콩전 9회에 홈런을 신고했다.

 한국은 임기영(KIA)이나 최원태(넥센)가 선발 등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베테랑 투수 사타케 가쓰토시(도요타)나 파키스탄전에서 4이닝을 던진 오카노 유이치로(도시바)가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