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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빈관 안내한 김정은 “발전된 나라에 비하면 초라”

영빈관 안내한 김정은 “발전된 나라에 비하면 초라”

Posted September. 19, 2018 07:42,   

Updated September. 19, 201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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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시작 전 ‘깜짝 밀담’을 가졌다.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는 자동차 안에서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10시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공식 환영행사를 마친 뒤 김정숙 여사와 함께 국내에서 공수한 전용 벤츠 방탄차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는 역시 자신의 전용차인 벤츠에 탑승해 이동했다.

 각자 차를 타고 평양 시내로 향하던 두 정상의 차량이 멈춰선 것은 평양 시내 중심지로 들어가는 입구로 3대혁명전시관이 있는 서성구역 버드나무 거리.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차에서 내려 도로 양옆으로 도열해 있는 환영인파를 향해 인사를 한 뒤 북한 측이 미리 준비해둔 퍼레이드용 오픈카에 함께 올라탔다.

 카퍼레이드 동안 서서 손을 흔들던 남북 정상은 환영인파가 뜸해지자 뒷자리에 앉아 함께 영빈관까지 이동했다. 차량 안에는 운전사와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만 타고 있었다. 이번 회담의 목표로 “김정은과 흉금을 터놓고 많은 대화를 나누겠다”고 밝힌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첫 단독 회동이 차량 안에서 약 30여 분간 이뤄진 셈이다.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당시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순안공항에서 영접한 뒤 백화원 영빈관까지 동행하면서 50분간 밀담을 나눈 바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4월 27일 첫 정상회담 때는 배석자도, 녹음기도 없이 30여 분간 밀담을 나눈 ‘도보다리’ 회담을 갖기도 했다. 이번 ‘30분 차량 밀담’에서도 두 정상이 의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환담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접점을 찾는 것이 2박 3일간 이뤄질 평양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를 최대 과제인 만큼 서로의 의지를 가늠하기 위한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

 같은 차를 타고 백화원 초대소 내 영빈관에 도착한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김정숙 여사, 리설주와 함께 환담을 나눴다. 김정은은 웃으며 “발전된 나라에 비하면 초라하다”며 “비록 수준은 좀 낮을 수 있어도 최대한 성의를 보인 숙소이고 일정”이라고 말했다. 4월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오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고 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솔직한 화법을 선보인 것. 김정은은 “지난번에 5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우리 측 지역에 오셨는데 너무나 장소와 환경이 그래서 제대로 된 영접을 못 했는데 늘 가슴에 걸렸다”며 “그래서 오늘을 기다리고 있었다”고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이 열렬히 환영해주셔서 가슴이 벅찼다. 남측 국민도 감동받고 감격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