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일자리 늘린 SK 하이닉스... 文대통령의 기업 氣살리기

일자리 늘린 SK 하이닉스... 文대통령의 기업 氣살리기

Posted October. 05, 2018 07:46,   

Updated October. 05, 2018 07:46

ENGLISH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SK하이닉스의 충북 청주 반도체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열린 청년일자리 점검회의에서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것은 고정관념”이라며 정부 관료를 질책한 것과는 달라졌다. 문 대통령은 기존의 일자리정책에 대해서도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다. 5월말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며 일자리정책의 하나인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밀어붙이던 때와는 차이가 있다.

 어제 문 대통령이 현장 방문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약 14조 원)을 훨씬 뛰어넘는 20조 원을 투자해 21만 명이 넘는 고용창출과 70조9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낼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부주도의 공공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54조 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 부은 현 정부에서는 8월에 일자리가 3000개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다. 9월에는 아예 취업자가 감소세로 전환될 정도로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앞두고 있다. 대통령 스스로도 고용 쇼크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몰린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8차 일자리위원회에서 미래차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5대 신산업 분야에 1조7726억 원을 투자해 10만7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기존의 산업정책이 정부 주도였다면 앞으로는 기업에 맞춤형 지원을 하는 ‘서포터 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정책기조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내비친 것은 바람직한 변화다.

 경제정책 기조의 변화가 가시화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전에도 대기업 현장을 찾아 총수들을 잇달아 만나며 기업을 격려했다. 하지만 곧바로 공정거래위원회나 검찰에서 해당 기업을 압수수색을 하는 등 각 부처들이 ‘적폐청산’의 명분을 앞세워 경쟁적으로 기업 때리기에 나섰다.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고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 등 각종 기업 압박용 법안을 밀어붙여 기업들로선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이 기업을 격려하는 몇 마디 발언을 했다고 바로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이 정치적 지지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친(親)기업 분위기 조성과 함께 실질적인 규제완화와 노동개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래야 SK하이닉스와 같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