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미협상 실무 책임자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6일 오후(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앞서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 머물렀던 최 부상은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3자회담을 하러 왔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 부상은 8일 러시아와 차관급 양자회의를 갖고 9일 북-중-러 3자 확대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최 부상이 러시아에 방문한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올해 안에 성사될 것으로 관측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조율하는 문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월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방문을 요청한 데 따른 것.
또 하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목소리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비핵화에 상응하는 조치들을 이뤄내기 위한 우군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중국 방문과도 맞닿아 있다. 9일 3자회담에는 러시아 측에선 이고리 모르굴로프 아태 지역 담당 차관이, 중국 측에선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상의 행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네 번째 방북 기간과 맞물려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의 7일 방북길에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동행하는 반면, 그의 유력한 카운터파트로 꼽히는 최 부상은 평양을 떠나 있기 때문. 미 측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새롭게 가동하려는 비핵화 실무 협상 채널의 주역들이 대면할 수 없게 됐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