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도 지형의 핵심은 섬 중앙의 삼각산(해발 343m). ‘삼각’이란 이름은 황도나 왕도의 산악에만 붙이는 것이었다고 한다. 대청도의 산에 삼각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14세기 초 여기 유배됐던 원나라 혜종(순제)의 태자궁 덕분이다.
삼서트레킹(7km)은 이 삼각산 정상에 오른 뒤 서쪽으로 하산, 서풍받이 해안으로 이어진 길을 걷는다. 이 코스는 이 섬의 산과 바다 비경을 두루 섭렵할 수 있도록 전망 좋은 곳을 따른다. 그리고 실제로 걸어 보니 우리나라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풍경 만점의 코스였다. 다만 산과 해안 코스로 나뉜 두 길을 줄달음해 이어걷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오르내림이 많고 바위를 깨 조성한 길바닥이 고르지 않아 피로도가 커서다. 이어 걷는다면 하루 온종일 걸을 계획으로 아침 일찍 걷기 시작하라고 권한다. 이 경우 점심식사는 도중에 도시락을 먹는 것으로 해결하면 좋다. 여길 이틀에 나누어서 걷는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이 길에서도 핵심 구간은 서풍받이 해안이다. 서풍받이란 바다를 향해 추락하듯 거의 수직에 가깝게 곧추 선 긴 해안의 바위절벽. 애초엔 완만한 산자락이었겠지만 오랜 세월 불어 댄 서풍에 풍화되고 거친 파도에 침식당한 흔적이다. 서풍받이 해안은 밑을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릴 만큼 아찔한 수직절벽으로 트레킹 길은 방책을 설치한 그 가장자리로 이어진다. 전망이 좋은 백척간두 절벽 꼭대기 두 곳엔 하늘전망대도 설치, 산과 바다가 만나 이루는 절경을 온전히 즐기도록 했다. 서풍받이 산책길로 걷는 도중엔 ‘기름아가리’란 곳도 지난다. 45도 단층(지층이 사선 형태로 드러난 것)면이 노출된 삼각형 바위와 그 주변 해안을 말한다. 이 특이한 이름은 짜면 기름이 많이 추출되는 식물이 여기에 많이 있다 해서 붙었다고 한다.
대청도(인천옹진군)=조성하전문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