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이 비디오판독(VAR)을 마치고 페널티킥을 선언하자 FC 서울 선수들은 환호했고 전남 선수들은 팔팔 뛰면서 항의에 나섰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36라운드. 2-2로 무승부가 유력하던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라오는 볼을 잡으려던 서울 박주영이 전남 이지남의 백태클에 쓰러졌다. VAR로 페널티킥을 얻은 박주영은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이 13경기 만에 승리하며 ‘강등권 탈출 전쟁’에서 한숨을 돌렸다. 창단 후 처음으로 하위 스플릿(7∼12위)으로 내려간 9위 서울이 최하위(12위) 전남을 3-2로 꺾었다. 8월 15일 수원전 승리 이후 최근 12경기 연속 무승(5무 7패)의 터널을 89일 만에 벗어났다. 돌아온 ‘독수리’ 최용수 서울 감독은 4경기 만에 복귀 첫 승을 신고했다. 시즌 3호 골을 기록한 박주영은 득점 직후 최 감독과 포옹을 나누며 승리를 자축했다. 상주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9월 팀으로 복귀한 윤주태(28)는 앞서 멀티 골을 기록하며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전남은 세트피스 상황에서만 두 골을 만들며 끈질기게 따라붙었지만 경기 막판 통한의 페널티킥을 내주며 끝내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경기 뒤에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터뜨린 한 전남 팬이 경기장에 난입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한 경기에서 선수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승리했다”면서도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날 부상, 경기력 등을 이유로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경기를 운영하는 초강수를 뒀던 최 감독은 “국내 선수로만 팀을 꾸렸는데 긍정적인 부분을 봤다”고 덧붙였다.
서울이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최하위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남은 2경기 상황에 따라 11위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서울(승점 40점) 뒤를 10위 상주(37점), 11위 인천(36점)이 바로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서울은 남은 2경기에서 각각 상주, 인천과 맞붙는다. 11위는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전을 치러야 한다. 36라운드에서 인천은 강원에 3-2로 승리했고, 상주는 대구와 0-0으로 비겼다.
한편 3위 울산(승점 60)은 10일 수원과 3-3으로 비기며 최소 3위를 확보해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얻었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