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선발 등판했던 류현진(31·사진)이 LA 다저스에서 1년 더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퀄리파잉 오퍼로 얻은 새 시즌을 통해 내구성을 증명해야 할 과제를 안았다.
MLB.com은 13일 “류현진이 올해 퀄리파잉 오퍼 제의를 받은 7명의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를 수락했다”고 전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에게 원소속 구단이 그해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재계약을 제시하는 제도다. 2018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2019년 1790만 달러(약 203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다저스에서 1년을 더 뛴 이후 FA를 다시 선언할 수 있다. 2012년 도입된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인 것은 류현진이 6번째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대부분 장기계약을 원한다. 매년 가치를 재평가받는 프로 선수의 특성상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위해 고용을 보장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FA 선언을 미루고 다저스와 1년짜리 단기 계약을 체결한 것은 그에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어서다. ‘내구성 증명’이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어깨와 팔꿈치, 사타구니에 연이어 부상을 당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규정 이닝(162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데뷔 시즌 1년뿐이다. 올 시즌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로 뛰어났지만 8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송재우 MBC 해설위원은 “구단 입장에서 부상 전력이 있는 선수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류현진이 FA를 선언했더라도 3년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1년간 더 뛰면서 가치를 끌어올리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 그를 6년간 지켜본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있고 두꺼운 선발진을 보유한 팀 특성상 혹사 염려도 없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강팀에서 우승반지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도 기대를 키운다. 류현진이 2013 시즌처럼 선발 투수로서 30경기 이상을 소화하는 가운데 올해와 같은 성적까지 따라온다면 ‘FA 대박’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