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식수원으로 불리는 중국 서부 고원지대 빙하가 지구온난화 탓에 빠르게 녹으면서 대규모 홍수 등 재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1일 홍콩 밍(明)보 등에 따르면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일 인공위성 사진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서부 고원지대 빙하가 물로 녹아내리는 양이 매년 700억 m³에 달하는 등 빙하가 예전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중국의 빙하 면적은 5만1800km²에 이르고 전 세계 중·저위도 빙하의 30%를 차지한다. 그린피스 측은 “중국의 빙하가 18억 인구에 물을 공급한다”며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어 중국과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린다”고 말했다.
이미 녹은 빙하로 인한 홍수 등 자연재해가 이어지고 있다. 10월 브라마푸트라강 상류 빙하가 녹아 2500만 m³ 규모의 홍수가 발생하면서 6600여 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브라마푸트라강은 중국 티베트 고원 남부 카일라스산맥에서 발원해 인도와 방글라데시로 이어지는 강이다. 지난해 8월에도 서부 고원지대 빙하가 녹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야르칸드강 유역에 홍수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으면서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홍수 재해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학원은 “지구온난화로 칭하이(靑海) 티베트 고원 빙하가 50년 전에 비해 15%가량 감소했다”며 “이 지역 기온 상승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 높다”고 밝혔다. 중국과학원 서부생태환경자원연구원 선융핑(沈永平) 연구원은 밍보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1000∼2000m³ 규모의 홍수에 대비하면 됐지만 지금은 5000∼6000m³ 규모의 홍수에 대비해야 한다”며 대규모 홍수 발생을 우려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