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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 1

Posted December. 01, 2018 07:58,   

Updated December. 01, 201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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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시를 쓰던 문충성 시인이 올해 11월에 지상을 떠났다. 제주를 몹시 사랑하던 ‘제주의 시인’이었다. 그의 처음과 끝은 언제나 제주도였다. 등단작이 ‘제주바다’였고, 첫 시집 제목도 ‘제주바다’였다. 그의 이름을 널리 각인케 한 것도 바로 ‘제주바다’였다.

 시에서 그는 ‘제주 사람이 아니고는 진짜 제주바다를 알 수 없다’고 했다. 온몸으로 알아버리고 온몸으로 기억한 제주바다가 바로 진짜라는 말이다. 대체 진짜란 뭘까. 이 시인에게 있어 제주바다는 어머니의 눈물 바다였다. 밖에서 몰아치는 힘들에 의해 이리저리 고통받는 터전이었다. 나아가 보리처럼 파랗게 살아있는 생명이었고, 유년의 저장고였다.

 시인의 입을 통해 제주바다의 모든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알게 된다. 이 시인은 해가 떠오르는, 해가 지는, 일렁이는, 포효하는, 깊어가는, 물러가는 모든 바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시인은 바다를 바라보고, 기록하고, 그리워했다. 이것을 달리 말한다면, 시인은 바다를 ‘사랑’했다. 우리는 과연 한 대상을 이렇게 사랑한 적이 있었을까. 시의 사랑 앞에 우리는 고개를 숙이고, 시의 사랑 속에 제주는 더 찬란해져 간다. 문학평론가


이원주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