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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넘은 다빈치 작품 복원에 한지 쓴다

Posted December. 13, 2018 07:41,   

Updated December. 13, 201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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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의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사진)의 작품 복원에 우리나라의 전통 종이인 한지(韓紙)가 사용된다.

 이탈리아의 지류복원 전문기관인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ICPAL)는 11일(현지 시간) 다빈치가 1505년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Codex on the Flight of Birds)’ 복원에 한지를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덱스는 다빈치의 과학과 기술에 대한 연구 중 노트와 드로잉 형태로 남아 있는 6000여 쪽 분량의 원고를 한데 묶은 것이다. 이탈리아 토리노 왕립도서관에 보관 중인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는 다빈치가 새와 박쥐의 비행 모습을 통해 발견한 항공공학 법칙 등을 스케치와 함께 기술한 자필 노트다. 여기에 나타난 다빈치의 아이디어들은 오늘날 글라이더와 비행기, 헬리콥터, 낙하산의 기원이 됐다.

 ICPAL은 “작품이 제작된 지 500여 년이 흐르면서 군데군데 곰팡이가 생겨나는 등 심하게 오염돼 있어 보존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을 보호하는 커버를 만드는 데 한지를 사용해 손상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일반 종이보다 훨씬 질기고, 튼튼한 한지의 특성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복원 작업에 쓰일 한지는 경남 의령군의 신현세 한지공방에서 제작한 한지가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토리노 왕립도서관은 다빈치 서거 50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 한지로 복원된 ‘새의 비행에 관한 코덱스’를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

 그동안 유럽 문화재 복원 사업은 일본의 전통 종이인 화지(和紙)가 장악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탈리아의 ‘교황 요한 23세 지구본’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막시밀리안 2세 책상 손잡이’ 복원에 한지를 사용하는 등 유럽 문화재계에서도 한지의 우수성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초지(抄紙)기법으로 제작되는 한지는 섬유가 길면서도 강도가 단단해 평면과 입체물 등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고, 염색과 채색이 용이하다.

 한편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회 문화관광산업연구포럼은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가치와 해외 진출 방안 등을 모색하는 학술 심포지엄 ‘전통한지의 우수성과 기능성’을 13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연다.


유원모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