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기술 융합을 통한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부품사의 제조 능력과 ICT 기업의 네트워크 망 및 데이터 가공 기술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에 정보기술(IT) 및 소프트웨어(SW) 등 전장 장비가 적용된 차량이 스마트카라면 이를 통해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자율주행차다. 커넥티드카는 이런 개념을 모두 포괄한 미래형 자동차를 의미한다.
현대모비스는 17일 KT와 함께 5세대(5G) 이동통신망 기반의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커넥티드카는 무선통신망에 연결된 차량 안에서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각종 IT 서비스를 즐길 수 있어 ‘달리는 스마트폰’으로도 불린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개별 차량에서 수집한 교통 정보가 대규모로 이동통신사에 전송되고 이를 다수의 운전자에게 공유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러나 기존 4G 통신망으로는 구현이 어려웠다. 하지만 통신 속도가 최대 100배 빠른 5G 망이 개통되면서 가능해졌다는 것이 현대모비스와 KT 측의 설명이다.
커넥티드카 구현을 위해 현대모비스는 자사가 개발한 자율주행차량의 시스템인 엠빌리(M.Billy)의 각종 단말기를 통해 교통 정보를 모아 가공한 뒤 중앙 서버로 보내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KT는 이 차량에 장착할 5G 단말기를 만들어 이를 네트워크에 연결할 예정이다. 양사는 두 가지 기술 개발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고 추가 협업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자동차업계와 통신사 IT기업들 간의 합종연횡은 활발하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커넥티드카 판매량은 2015년 2400만 대에서 2023년 7250만 대까지 증가할 정도로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커넥티드카 시장 규모도 2017년 82조 원 수준에서 2025년 245조 원까지 늘면서 연평균 14.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만도는 지난해 KT 및 네이버의 기술 전문 자회사 네이버랩스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대규모 교통 정보를 수집하고 중앙 서버에서 전달받으면서 운행되는 만큼 KT로부터 5G 네트워크 연결을 지원받기로 한 것이다. 네이버랩스와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SW 기술 분야에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다임러와 포드가 중국의 구글인 바이두와 함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아폴로 계획’을 추진 중이고, 테슬라 역시 중국의 IT 기업인 텐센트와 함께 커넥티드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와 IT 기업 간 합종연횡은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 비용을 분담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동맹을 형성하지 않으면 미래차 시대를 선도할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경쟁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