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로페이’ 실적 부진에 함구령
Posted January. 22, 2019 07:44,
Updated January. 22, 2019 07:44
서울시, ‘제로페이’ 실적 부진에 함구령.
January. 22, 2019 07:44.
by 홍석호기자 will@donga.com.
서울시가 주요 시중은행에 ‘제로페이 실적을 공개하지 말라’는 취지의 함구령(緘口令)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페이는 서울시가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달 1일부터 도입한 결제시스템이다. 연매출 8억 원 이하 가맹점에는 수수료를 0%까지 낮춰준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없이도 시중은행 앱이나 ‘간편 결제’ 앱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21일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제로페이 이용 실적을 개별 은행이 공개하지 말라’는 뜻을 각 은행에 전달했다. 이달 초 은행들이 공개한 이용실적을 취합해 ‘제로페이 이용이 저조하다’는 언론 보도가 있은 직후라고 한다.
이 때문인지 20일 도입 한 달을 맞았지만 제로페이 이용실적은 가맹 은행도, 서울시도 발표하지 않았다. 시중 A은행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일괄 대응할 계획이니 개별 은행에선 공개하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은행들이 포함된 협의체 차원에서 ‘(실적 공개는) 은행별로 대응하지 말고 공동 대응하자’고 논의했을 순 있다. 하지만 시 차원에서 실적을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시기상조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아직 도입 초기여서 실적 공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분간은 실적을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서울시가 심혈을 기울인 제로페이의 이용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해 공개를 꺼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제로페이 이용자가 도입 초기임을 감안해도 많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까지 제로페이 가입 신청 소상공인 사업체는 약 5만4000개다. 서울 전체 소상공인 사업체 약 66만 개의 8% 남짓이다. 지난해 12월 20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무렵의 2만∼3만 개에 비하면 늘긴 했지만 여전히 가맹업체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얘기다.
소비자의 관심도 높은 편이 아니다. 서울 중구의 모 음식점 주인은 이날 “소상공인으로서는 수수료가 면제되니 제로페이로 거래하면 좋지만 아직까지 제로페이로 지불하겠다고 먼저 밝힌 손님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활성화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날 카카오페이와 KT, 11번가 등이 결제사업자 등록을 했다.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는 호재다.
4월 서울시와 자치구, 그리고 투자출연기관 같은 법인이 쓸 수 있는 제로페이 출시를 목표로 시금고인 신한은행과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를 제로페이로 지급하는 방안이나 서울시립대 등록금, 시립병원 진료비, 공유자전거 ‘따릉이’ 이용료 등도 제로페이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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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주요 시중은행에 ‘제로페이 실적을 공개하지 말라’는 취지의 함구령(緘口令)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페이는 서울시가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달 1일부터 도입한 결제시스템이다. 연매출 8억 원 이하 가맹점에는 수수료를 0%까지 낮춰준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없이도 시중은행 앱이나 ‘간편 결제’ 앱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21일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제로페이 이용 실적을 개별 은행이 공개하지 말라’는 뜻을 각 은행에 전달했다. 이달 초 은행들이 공개한 이용실적을 취합해 ‘제로페이 이용이 저조하다’는 언론 보도가 있은 직후라고 한다.
이 때문인지 20일 도입 한 달을 맞았지만 제로페이 이용실적은 가맹 은행도, 서울시도 발표하지 않았다. 시중 A은행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일괄 대응할 계획이니 개별 은행에선 공개하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은행들이 포함된 협의체 차원에서 ‘(실적 공개는) 은행별로 대응하지 말고 공동 대응하자’고 논의했을 순 있다. 하지만 시 차원에서 실적을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시기상조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아직 도입 초기여서 실적 공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분간은 실적을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서울시가 심혈을 기울인 제로페이의 이용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해 공개를 꺼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제로페이 이용자가 도입 초기임을 감안해도 많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까지 제로페이 가입 신청 소상공인 사업체는 약 5만4000개다. 서울 전체 소상공인 사업체 약 66만 개의 8% 남짓이다. 지난해 12월 20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무렵의 2만∼3만 개에 비하면 늘긴 했지만 여전히 가맹업체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얘기다.
소비자의 관심도 높은 편이 아니다. 서울 중구의 모 음식점 주인은 이날 “소상공인으로서는 수수료가 면제되니 제로페이로 거래하면 좋지만 아직까지 제로페이로 지불하겠다고 먼저 밝힌 손님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제로페이 활성화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날 카카오페이와 KT, 11번가 등이 결제사업자 등록을 했다.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는 호재다.
4월 서울시와 자치구, 그리고 투자출연기관 같은 법인이 쓸 수 있는 제로페이 출시를 목표로 시금고인 신한은행과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공무원 복지포인트 일부를 제로페이로 지급하는 방안이나 서울시립대 등록금, 시립병원 진료비, 공유자전거 ‘따릉이’ 이용료 등도 제로페이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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