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괌-사이판 가서도 한국 5G 즐긴다

Posted March. 08, 2019 08:00,   

Updated March. 08, 2019 08:00

ENGLISH

 통신3사가 괌, 사이판, 일본 등 한국인 인기 관광지를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나서고 있다. 제로섬 게임이 된 국내 시장 경쟁을 넘어 새로운 수요를 찾겠다는 의지다. ‘국내 수준’을 내세운 요금제들이 나온 데 이어 직접 현지 5세대(5G) 서비스 기반을 닦겠다는 목표도 나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7일 괌에 있는 현지 주요 통신사 IT&E 본사에서 제임스 올러킹 최고경영자(CEO)와 괌·사이판 5G 서비스를 내놓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지난해 6월 SK텔레콤은 해당 회사에 약 350억 원을 투자했다. 출장·관광객들을 중심으로 향후 생겨날 5G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현지 관광청에 따르면 괌, 사이판은 2017년 기준 한국인 방문객이 연간 100만 명을 넘어설 만큼 인기 방문지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이용 중인 요금제의 데이터를 그대로 쓸 수 있는 ‘T 괌·사이판 국내처럼’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괌·사이판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최근 6개월간 이 지역에서 SK텔레콤 로밍 이용자의 데이터 이용량은 서비스 시작 전 6개월 대비 8배로 증가했다고 SK텔레콤은 밝혔다.

 데이터 로밍뿐만 아니라 음성통화를 해외에서도 국내와 별 차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최근 경쟁적으로 출시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데이터 로밍 요금제에 가입하기만 하면 데이터 기반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바로(baro)’ 서비스를 내놨다. KT는 총 24개국에서 해외 로밍 시 음성통화료를 국내와 동일한 수준(초당 1.98원)으로 맞췄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월 중국, 일본을 대상으로 기존 데이터 로밍 요금제에 1000원만 추가하면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종일 음성·데이터 걱정 없는 로밍’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처럼 통신3사가 해외 현지 시장 잡기에 적극 나선 이유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가입 고객을 더 이상 늘리기 힘든 포화상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2018년 7월 기준으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이미 총 인구수를 넘어선 상태다.

 국내 통신요금 인하로 인한 이통사들의 수익 악화 측면도 있다. 지난해 통신업계는 데이터 요금제를 전면 개편하면서 평균 요금당 제공되는 데이터 양을 늘린 바 있다. 같은 사용량 기준으로 평균 1만 원 이상의 요금 인하가 실현된 셈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11월 기준 가입자 약 2000만 명을 기록한 ‘25% 요금할인’ 제도도 부담이다.

 해외여행 시 유심칩만 바꿔 현지 이통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통신사 로밍 비용 대비 약 20∼30% 저렴한 현지 유심칩이나 포켓와이파이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주요 관광지에선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비용 절감에 대한 요구는 커지는 반면에 아직까지 5G의 수익 창출까진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해외 현지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곽도영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