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가 나와 계약한 것은 오늘 같은 활약을 원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해 7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떠나 유벤투스(이탈리아) 유니폼을 입은 이래 최고 활약을 펼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는 당당히 말했다.
13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1차전에서 0-2로 패한 유벤투스가 무실점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장 없이 8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3골이 필요했다. ‘UCL의 사나이’ 호날두는 마법 같은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유벤투스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1, 2차전 합계 3-2로 유벤투스의 8강 진출이 확정되자 4만여 관중은 호날두의 이름을 연호했다.
전반 27분 호날두는 동료의 크로스를 골문으로 쇄도하며 헤딩슛으로 연결해 골을 터뜨렸다. 상대 수비수가 그의 앞에 서 있었지만 강력한 점프력을 바탕으로 골을 터뜨렸다. 후반 3분에도 헤딩슛으로 골을 터뜨린 그는 후반 41분 페널티킥 골까지 성공시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아틀레티코는 전날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철벽 방어’를 자랑했던 팀이다. AP통신은 “호날두가 아틀레티코가 자랑하는 수비진을 조롱했다”고 표현했다. 호날두는 아틀레티코를 상대로만 통산 25골을 터뜨렸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호날두는 우리의 악몽이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 경기 전까지 호날두는 이번 시즌 UCL에서 1골을 터뜨리는 데 그치고 있었다. 또한 출전한 3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AP통신은 “호날두는 유벤투스 이적 후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환상적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호날두는 “유벤투스가 한동안 이뤄내지 못한 UCL 우승을 반드시 이뤄내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벤투스의 마지막 UCL 우승은 1995∼1996시즌이다.
이날 3골을 추가한 호날두는 UCL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을 124골로 늘렸다. 또한 UCL 통산 8번째 해트트릭으로 라이벌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UCL 역대 최다 해트트릭 공동 1위가 됐다. 영국 BBC는 “호날두의 기록이 돋보이는 이유는 조별리그 이후 토너먼트에 유독 강했다는 것이다”면서 “호날두는 UCL 토너먼트 77경기에서 63골, 14도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외설적 세리머니로도 구설에 올랐다. 경기 후 그는 양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사타구니 쪽으로 가져가는 동작을 했다. 1차전에서 상대 감독이 “우리가 용기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사타구니 쪽에 손을 올리고 세리머니한 것에 대해 복수한 것이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