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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새 연호는 ‘令和’… 中고전 아닌 日문헌서 첫 인용

日새 연호는 ‘令和’… 中고전 아닌 日문헌서 첫 인용

Posted April. 02, 2019 08:54,   

Updated April. 02, 2019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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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일 126대 일본 국왕으로 취임하는 나루히토(德仁·59) 왕세자의 연호(年號)가 ‘레이와(令和)’로 결정됐다. 레이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꽃을 크게 피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1일 “아키히토(明仁·86) 일왕이 쓰는 현재 연호 ‘헤이세이(平成·1989년 1월∼2019년 4월)’의 뒤를 이을 새 연호로 ‘레이와’를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새 연호는 나루히토 왕세자가 공식적으로 왕위에 오르는 다음 달 1일 0시부터 사용된다. 일본 정부는 갑작스러운 연호 변경이 국민 생활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새 일왕 즉위 한 달 전에 발표했다.

 일본 역사상 248번째 연호인 ‘레이와’는 가장 오래된 전통시가집 만요슈(萬葉集)에서 따왔다. 만요슈는 7∼8세기 후반에 걸쳐 제작됐다. 서민부터 고위직까지 폭넓게 불렀던 전통시가를 모은 책이다.

‘레이와’가 만요슈에 따로 표기된 단어는 아니다. 만요슈 서문에는 ‘초봄 영월(令月·상서롭고 좋은 달)에 바람은 부드럽고(風和), 매화는 거울 앞에 하얗게 피었으며 난초는 향을 피운다’는 내용이 있다. 이 가운데 ‘레이(令)’와 ‘와(和)’를 따서 만들었다. 새로 만든 말이어서 “입에 익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연호를 발표한 뒤 기자회견에서 “강추위 후 봄이 왔음을 알리는 매화꽃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본인이 내일에 대한 희망과 함께 각자의 꽃을 크게 피울 수 있다”며 “그런 일본이 되고 싶다는 소원을 담아 연호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연호를 중국 고전이 아니라 일본 전통 문헌에서 인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정권의 지지 기반인 보수층은 일본 전통 문헌에서 인용할 것을 요청해 왔는데, 이에 호응한 것이기도 하다. 스가 장관은 “일본은 역사의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지만, 시대가 바뀌더라도 결코 퇴색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생각 속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국서를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새 연호 발표에 일본 열도는 들썩였다. 이날 총리관저의 공식 트위터 중계를 46만 명이 시청했다. NHK는 유튜브 중계를 지켜본 시청자도 21만 명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지는 호외를 발행했다. 레이와를 표기한 캔디, 레이와로 갈아 끼운 달력 등 새 연호를 내세운 상품들도 쏟아졌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