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6400만 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를 공개하며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달성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 분야 1위인 소니가 만든 모바일 이미지센서는 현재 4800만 화소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9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설명회를 열고 4800만 화소와 6400만 화소급 초고화소 이미지센서인 ‘아이소셀 브라이트 GM2’와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을 공개했다. 지난달 24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0년간 133조 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첫 신제품 공개다.
시스템반도체 중 하나인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영상 정보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 주는 역할을 한다. 센서 성능에 따라 사진과 동영상의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 이미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과 달리 ‘멀티카메라’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등은 지난해 270억 달러(약 31조5900억 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이미지 센서 시장이 2030년 1310억 달러(약 153조27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를 삼성 시스템반도체의 대표주자로 꼽은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소니(67억 달러·약 7조8000억 원)에 이어 삼성전자는 2위(25억 달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17년 독자 브랜드인 ‘아이소셀’을 내세우는 등 기술적인 측면에선 최고 수준에 올라 있는 만큼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 ‘가장 해볼 만한 영역’이라는 분위기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부사장)은 “인공지능(AI)과 5세대(5G) 통신 발전으로 센서 응용이 획기적으로 늘면서 2030년엔 이미지센서 시장이 현재 메모리 반도체 전체 시장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의 시장점유율이 전환되는 시점이 곧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번에 새로 나온 두 제품 모두 0.8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의 초소형 픽셀을 적용해 ‘풀스크린’과 ‘멀티카메라’에 적합하다. 모두 하반기에 양산할 예정으로 ‘GW1’은 현재 시중에 있는 모바일 이미지센서 중 최고 화소이고, ‘GM2’는 크기가 작아 활용처가 다양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픽셀이 작아질수록 간섭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높아지는데 내부를 격벽으로 분리하는 ‘아이소셀’ 기술로 색 재현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너무 밝거나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색 표현력은 높이고 노이즈는 최소화하는 ‘DCG(Dual Conversion Gain)’ 기능과 다양한 환경에서 빠르고 깨끗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슈퍼 PD’ 기술이 두 제품 모두에 적용됐다.
박 부사장은 “지금까지 시장이 큰 모바일에 집중됐지만 전장 등 다른 분야도 준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가 우선 D램에서 1등을 하고 낸드플래시에서 1등을 하는 과정을 거쳤듯이 2030년까지 차근차근 준비해 가겠다”고 밝혔다.
허동준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