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이 등재된 ‘국제육상연맹(IAAF) 문화유산’은 2015년 8월에 취임한 서배스천 코 회장(63·영국)이 “3000년 역사를 가진 육상의 놀라운 기억과 순간을 기념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코 회장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세계기록을 12개나 세웠고 선수 은퇴 뒤 정치인으로도 활약하며 종신 남작 작위를 받은 스포츠 영웅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국제축구연맹(FIFA)처럼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발굴해 활용하려 했던 그는 지난해 1월 ‘IAAF 헤리티지’를 설립했다. 이후 여기서 육상에 관련된 유산을 도시(세계적인 대회 개최지), 대회, 레전드, 랜드마크(경기장, 기념비 등), 문화(영상 등 예술작품)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각각 문화유산을 선정하고 있다.
IAAF는 올해 3월에 대회 6개와 선수(레전드) 12명을, 10일 대회 9개와 랜드마크 2곳을 추가로 발표했다. 보스턴 마라톤과 아테네 마라톤은 1차, 서울국제마라톤은 2차 발표에서 선정됐다. 문화유산 레전드 부문에는 ‘핀란드의 영웅’ 파보 누르미(1897∼1973), 최초의 올림픽 4관왕 제시 오언스(1913∼1980·미국), ‘인간 기관차’ 에밀 자토페크(1922∼2000·체코) 등 전설적인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랜드마크에는 ‘러너들의 성지’ 에티오피아의 베코지, ‘챔피언의 고향’ 케냐의 아이튼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국제마라톤과 함께 발표된 대회로는 1878년 창설된 호주의 ‘스톨 기프트’(120m 잔디 달리기), 1895년 시작된 미국의 ‘펜 릴레이’, 올해로 94회를 맞은 일본의 ‘하코네 역전마라톤’ 등이 포함됐다. 선정된 유산은 모나코에 있는 IAAF 본부 및 육상 관련 박물관 등에 온·오프라인 형태로 전시된다.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사무국은 “별도의 신청 과정은 없었다. 각종 대회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갖고 있는 IAAF 헤리티지가 선정 대상을 발굴해 심의한 결과를 우리 측에 통보해 왔다”며 “대회 참가자 및 관광객 유치 등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0년 연속 국내 유일의 골드라벨 대회인 서울국제마라톤은 내년에 IAAF가 새로 제정하는 플래티넘 라벨 획득에 도전한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