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충돌 우려 확산… 이라크서 기업-자국민 철수 잇따라
Posted May. 20, 2019 07:51,
Updated May. 20, 2019 07:51
美-이란 충돌 우려 확산… 이라크서 기업-자국민 철수 잇따라.
May. 20, 2019 07:51.
by 이정은 lightee@donga.com.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로 미 연방항공청(FAA)이 16일 걸프 해역을 운항하는 민간 항공기에 대한 안전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인접 이라크, 바레인 등에서도 외국 기업 및 현지 교민의 철수가 잇따르면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이란 정책을 총괄하는 미 외교안보 분야의 양대 사령탑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갈등도 가시화하면서 중동을 둘러싼 정책 향방에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FAA “민간 항공기 주의”…대피 움직임도 가시화
AP통신에 따르면 FAA는 미 정부가 항공기의 안전운항에 대해 업계에 알리는 통지문인 ‘노탐(NOTAM)’을 통해 “걸프해 및 오만해 상공을 비행하는 모든 민항기는 고조하는 군사 행위와 정치적 긴장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잠재적 착오 및 오인으로 미 민간 항공운항에 대한 의도치 않은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예기치 않은 교신 시스템 교란 등을 겪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이자 중동 최대 공항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도 이 지역에 포함돼 있다.
바레인과 이라크에서도 대피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바레인 정부는 18일 불안정한 지역 정세 등을 이유로 이란과 이라크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즉시 철수 지시를 내렸다. 두 나라로의 여행도 자제하라고 했다. 미 최대 석유회사 엑손모빌도 이날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 유전에 있던 자사 직원 50명 전원을 철수시켰다.
유럽의 아랍어 발간 신문 ‘아샤르끄 알아우사트’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여러 걸프국가가 자국 내 미군 배치를 승인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보도했다. 구체적인 미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바레인에는 미 5함대, 카타르에는 미 공군기지가 있다.
AFP통신도 이날 사우디가 중동 긴장 고조에 관한 논의를 위해 걸프협력회의(GCC) 및 아랍연맹(AL) 긴급회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최대 앙숙인 사우디는 최근 자국의 송유시설과 유조선이 연이어 공격받자 이의 배후로 이란을 의심하고 있다.
○ 볼턴과 폼페이오 엇박자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 대이란 정책을 둘러싼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갈등이 표면화했다고 전했다.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폼페이오 장관과 ‘전쟁 불사’인 볼턴 보좌관의 견해차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한국 일본 등 8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의 예외 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할 때도 둘은 날카롭게 대립했다. 국무부 측은 연장을 추진했지만 볼턴 측에서 ‘전면 금지’를 주장했고 결국 볼턴의 주장대로 됐다.
폴리티코는 볼턴 보좌관이 부처 협의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협의하는 것에 대한 폼페이오 장관의 불만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특히 볼턴 보좌관이 트위터 등으로 민감한 외교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에 짜증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전쟁 비용 등을 이유로 중동의 긴장 고조 및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볼턴 보좌관의 향후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CNN은 17일 “대통령이 볼턴 등 강경파 참모들에게 ‘짜증(irritation)’을 내고 있다.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 밖의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볼턴 보좌관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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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로 미 연방항공청(FAA)이 16일 걸프 해역을 운항하는 민간 항공기에 대한 안전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인접 이라크, 바레인 등에서도 외국 기업 및 현지 교민의 철수가 잇따르면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이란 정책을 총괄하는 미 외교안보 분야의 양대 사령탑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갈등도 가시화하면서 중동을 둘러싼 정책 향방에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FAA “민간 항공기 주의”…대피 움직임도 가시화
AP통신에 따르면 FAA는 미 정부가 항공기의 안전운항에 대해 업계에 알리는 통지문인 ‘노탐(NOTAM)’을 통해 “걸프해 및 오만해 상공을 비행하는 모든 민항기는 고조하는 군사 행위와 정치적 긴장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잠재적 착오 및 오인으로 미 민간 항공운항에 대한 의도치 않은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예기치 않은 교신 시스템 교란 등을 겪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항로이자 중동 최대 공항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도 이 지역에 포함돼 있다.
바레인과 이라크에서도 대피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바레인 정부는 18일 불안정한 지역 정세 등을 이유로 이란과 이라크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즉시 철수 지시를 내렸다. 두 나라로의 여행도 자제하라고 했다. 미 최대 석유회사 엑손모빌도 이날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 유전에 있던 자사 직원 50명 전원을 철수시켰다.
유럽의 아랍어 발간 신문 ‘아샤르끄 알아우사트’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여러 걸프국가가 자국 내 미군 배치를 승인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통해 보도했다. 구체적인 미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바레인에는 미 5함대, 카타르에는 미 공군기지가 있다.
AFP통신도 이날 사우디가 중동 긴장 고조에 관한 논의를 위해 걸프협력회의(GCC) 및 아랍연맹(AL) 긴급회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최대 앙숙인 사우디는 최근 자국의 송유시설과 유조선이 연이어 공격받자 이의 배후로 이란을 의심하고 있다.
○ 볼턴과 폼페이오 엇박자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7일 대이란 정책을 둘러싼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갈등이 표면화했다고 전했다.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폼페이오 장관과 ‘전쟁 불사’인 볼턴 보좌관의 견해차가 너무 크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미국 정부가 한국 일본 등 8개국에 대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의 예외 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할 때도 둘은 날카롭게 대립했다. 국무부 측은 연장을 추진했지만 볼턴 측에서 ‘전면 금지’를 주장했고 결국 볼턴의 주장대로 됐다.
폴리티코는 볼턴 보좌관이 부처 협의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협의하는 것에 대한 폼페이오 장관의 불만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특히 볼턴 보좌관이 트위터 등으로 민감한 외교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에 짜증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전쟁 비용 등을 이유로 중동의 긴장 고조 및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볼턴 보좌관의 향후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CNN은 17일 “대통령이 볼턴 등 강경파 참모들에게 ‘짜증(irritation)’을 내고 있다.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 밖의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볼턴 보좌관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정은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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