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 中에 ‘환율폭탄’… 한국도 사정권

Posted May. 25, 2019 07:42,   

Updated May. 25, 2019 07:42

ENGLISH

 미국이 달러화에 대한 자국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내려 수출을 늘리는 국가에 추가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율 조작으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비켜가려는 중국의 우회로까지 모두 차단하겠다는 카드지만 다른 나라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23일(현지 시간) 달러에 대한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하는 국가들에 상계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번 정책 변화는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통화 보조금(currency subsidies)’을 상무부가 상쇄할 수 있음을 해외 수출국들에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상계관세는 수출국의 보조금 지원 덕에 자국으로 들어온 저가 수입품 때문에 자국 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국이 해당 수입품에 매기는 세금이다. 미국은 환율 조작에 따른 가격 인하 폭만큼을 보조금으로 간주해 상계관세를 부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이 실제로 시행되면 미국 내 수입품에 더해지는 관세가 연간 2100만 달러(약 249억9000만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NYT는 추산했다.

 한국 정부는 당장 상계관세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환율이 시장에서 결정되는 만큼 인위적 환율 조작국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 문제를 두고 미국 재무부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한국이 문제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과 CNBC는 환율 관찰대상국인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독일 스위스 등 6개국에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이후 원화 가치는 터키 등 금융위기 가능성이 있는 국가를 빼고는 주요국 중에서 가장 많이 하락했다. 중국이 상계관세를 부과받아 미중 교역이 위축되면 한국의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도 영향을 받게 된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 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