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4.3% 매입...10%까지 늘릴것”

　미국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토종 사모펀드인 KCGI(강성부펀드)는 최근 한진칼에 대한 지분을 늘리면서 조 회장과의 경영권 다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21일 델타항공은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의 지분 4.3%를 확보했다”며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은 뒤 지분을 1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항공사 중 하나로 꼽히는 델타항공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시절부터 대한항공과 우호·협력 관계를 맺어온 항공사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한진칼 지분의 28.93%를 보유한 가운데 KCGI는 최근 지분을 15.98%까지 높였다. 델타항공의 지분 4.3%가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 역할을 하게 되면 조 회장 측 지분은 33.23%로 KCGI의 배를 넘어서게 된다.

　항공업계는 델타항공이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이라고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조 회장을 흔드는 방향으로는 의결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CGI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 한진칼 투자를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며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함께 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도형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