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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無자식’이 상팔자? ‘기혼-다둥이부모’가 행복지수 더 높아

‘싱글-無자식’이 상팔자? ‘기혼-다둥이부모’가 행복지수 더 높아

Posted June. 29, 2019 07:54,   

Updated June. 29, 20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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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20대, 30대는 결혼을 꺼리거나 아예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결혼 후의 삶이 미혼일 때보다 더 불행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스타트업 기업에 다니는 7년 차 직장인 김한별 씨(31·여)도 그랬다. 비혼주의자인 김 씨는 결혼해 아이를 낳게 되면 커리어를 쌓느라 쏟은 노력들이 물거품이 될까 봐 두렵다고 했다. 하고 싶은 일을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자유를 잃는 것도 결혼을 꺼리는 이유다. 그는 “결혼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뜻하지 않게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1인 가구와 비혼주의자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응답자들은 행복의 원천을 가족에게서 찾았다. 동아일보와 딜로이트컨설팅의 조사 결과 행복지수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 중 첫 번째는 ‘가족생활’이었다. 기혼자의 행복지수는 58.59점으로, 미혼자(51.72점)보다 높았다. 또 자녀가 많을수록 행복도도 올라갔다. 자녀가 없는 사람(58.76점)과 자녀가 한 명인 사람(56.92점)보다 자녀가 2명인 사람의 행복지수(59.03점)가 더 높았다. 자녀가 3명이면 행복지수는 62.31점까지 치솟았다. ‘다둥이 아빠’ 박대교 씨(31)는 “셋째가 태어나고 더 행복하다. 지금의 행복을 점수로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자녀 출산을 계획하기만 해도 행복도가 올라간다는 점이다. 자녀 계획이 없는 사람의 행복지수는 47.10점으로, 1명을 계획한 경우(54.63), 2명을 계획한 경우(54.14)보다 크게 낮았다. 중앙대 심리학과 김재휘 교수는 “인간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행복을 느낀다”며 “가족이 늘어나면 사랑을 주고받을 상대가 늘어나 더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말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1시간 미만인 사람의 행복지수는 45.87점으로 응답군 중 가장 낮은 반면 6∼12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의 행복지수는 60.67점으로 가장 높았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