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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근한 트럼프...파병카드 고심하는 靑

Posted July. 22, 2019 07:34,   

Updated July. 22, 201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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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일 갈등과 관련해 처음으로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한일) 양국의 요청이 있으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한일 어느 한쪽의 손을 명확히 들어주지 않은 것이다. 여권에서는 더 늦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새로운 카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 대통령이 나에게 관여할(get involved) 수 있는지 물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요청이 있으면 돕겠다”며 “그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길 바라지만, 원한다면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국의 지도자 모두를 좋아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좋아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해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여러분이 알지 않느냐. 그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근의 한일 간 갈등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한 바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아베 총리도 찬성해야 한일 갈등에 관여할 수 있다고 하자, 청와대가 문 대통령이 요청한 건 관여가 아니라 관심이었다고 수위 조절에 나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가 잇달아 재검토 및 폐기를 언급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서는 별도로 거론하지 않았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백악관이 한일 갈등 국면에서 우리와 같은 쪽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차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대표적이다.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국제 연합군 형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을 거쳐 23일 방한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을 잇달아 만나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한일 양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파병에 대해 신중하지만 “어차피 파병을 할 거라면 떠밀리듯 하지 말고 선제적으로 나서자”는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백악관은 호르무즈 해협 연합군 구상 설명회까지 열며 파병 요청의 수순을 밟고 있다”며 “연합군 형성이 끝나가는 단계에서 우리 정부가 참여한다면 파병은 협상 카드로서의 효용 가치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자위대를 보내도 무력행사를 위한 법적 근거가 불분명한 데다 이란이 주요 원유 수입국인 만큼 파병을 놓고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간사장 대행은 15일 자위대의 호르무즈 해협 파견에 대해 “현행 헌법, 법률에 비춰볼 때 즉시 자위대를 파견할 환경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