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부가 24일(현지 시간) 발표한 2019 국방백서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거론하며 한미 양국에 날을 세웠다. 백서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면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전략적 균형과 안보 이익을 엄중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신시대 중국 국방’이란 제목의 약 90쪽의 백서를 공개했다. 중국은 1988년 첫 백서를 발간한 후 통상 2년에 한번씩 발간해왔다. 이번 백서는 10번째로 2015년 발간 후 4년 만에 이뤄졌다. 특히 4년 전 백서 분량은 약 20쪽이었지만 이번 백서에는 사드, 남북문제, 미국, 일본, 호주, 대만 등 다양한 주제를 담으며 중국의 주장을 노골적으로 강조했다.
백서는 “세계 경제와 전략 중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대국끼리 게임을 하면서 지역 안전에 불확실성을 가져왔다. 미국은 아태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군사 배치 및 간섭을 확대하면서 이 지역에 복잡한 요소를 더했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남북문제에서도 중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특히 “한반도에서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았다. 중국은 한반도 같은 분쟁지역에서 정치적으로 건설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중국은 일본과 호주에도 강한 경계를 드러냈다. 백서는 “일본이 전후 체제를 우회하기 위해 군사 안전 정책을 변경하면서 활발한 군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외 지향적인 군사 움직임이 보인다”고 경계했다. 호주도 미국과 군사 동맹을 강화하면서 아태지역 안보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평화통일 및 일국양제 방침을 견지한다. 중국을 분열하려는 시도와 외국의 내정간섭에 반대한다”고 또다시 미국을 겨냥했다.
남아시아 지역에서 경쟁 중인 인도에도 날을 세웠다. 백서는 “남아시아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의 충돌이 있다. 또 일부 국가의 영토 및 해양 분쟁, 민족과 종교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백서는 “중국은 국방비 및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며 현황을 표로 소개했다. 2012∼201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 평균은 1.3%로 러시아(4.4%) 미국 (3.5%) 인도(2.5%) 프랑스(2.3%)보다 낮다고 강조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