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B(Birth·탄생)와 D(Death·죽음) 사이의 C(Choice·선택)다.”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의 유명한 말처럼 인간은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선택과 판단 과정에서 오류를 줄이려는 인류의 노력은 철학, 과학, 문명의 발전을 낳았다.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선택 앞에서 흔들리는 존재다. 그리고 실수를 되풀이한다.
두 책 역시 인간이 어떻게 하면 더 슬기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우리가 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며, 같은 오류를 반복하는지 주목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정보 활용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45년간 정보요원으로 복무한 ‘CIA 심리학’의 저자는 그가 활용했던 기관의 내부 문건을 취합·편집해 책에 담았다. 그가 결론 내린 대다수 오류의 원인은 정보 부족보다는 ‘분석의 실패’다. 분석은 ‘인지편향’ ‘증거 평가의 편향’ ‘확률 추정의 편향’ 등 인간의 심리적, 인지적 문제로 고정관념에 갇혀버린다.
냉철한 판단만 내릴 것 같은 CIA 요원들이 스스로 내리는 판단의 취약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저자가 짚는 오류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소한 선택의 오류부터 ‘대북 문제’ 등 국가 수뇌부들이 고민하는 정치·외교적 견해까지 엿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우리가 편향적 사고 안에서 얼마나 벗어나기 힘든지 여실히 보여준다. 책은 미국 공무원, CIA 정보원을 위한 교육서로도 활용할 만큼 저자의 통찰이 돋보인다,
“지금 이 고민이 5년 후에도 중요할까?” ‘문제해결 대전’ 저자는 일상에서 겪는 숱한 선택의 순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레시피’를 제공하려 책을 썼다. ‘플로이드의 검산’ ‘추론의 사다리’ ‘현상 분석 트리’ 등 그가 내놓은 판단 방법만 37개에 이른다. 알고 있는 지식이라도 새로운 틀에 끼워 맞춰 분석하면 색다른 정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내가 자주 지각한다”는 사실도 “회사가 집이랑 멀어서” “차가 늦게 와서”라는 뻔한 이유를 넘어 구체적으로 파고든다. 나의 몸 상태, 가족관계, 직장 동료와의 관계 등 나의 지각을 ‘폭넓게’ 바라보면 심각한 문제마저도 유쾌하게 해결할 묘안이 떠오를지 모른다.
그는 성공적 판단을 위해 문헌 조사, 완전 검색 등 추가적 정보 습득도 적극 권유하는 편이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잡학 지식과 정보 분석틀을 통해 독자가 현재 고민 중인 문제를 쉽게 분석해볼 수 있게 돕는다. 학창시절 지나가며 배웠던 ‘브레인스토밍’이나 ‘마인드맵’도 구체적으로 파고들면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일본 인기 블로거인 저자는 10년간 독서, 아이디어 발상법에 천착해 다양한 매체에 글을 남겼다. 전작 ‘아이디어 대전’은 현지에서 폭발적 호응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번 책 역시 훌륭한 ‘안내서’가 될 만하다.
김기윤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