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잇따르는 혐한 망언…“도덕적 배상” 獨사과에서 배워라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던 두 나라의 전후대응 자세가 다시금 대조를 이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어제 “독도를 전쟁으로 되찾자”는 마루야마 호다카 중의원 의원의 지난달 31일 망언에 대해 “개별 의원 발언에 대해 코멘트를 삼가고 싶다”고 반응했다. 지난 5월 같은 의원이 러시아 북방영토를 전쟁으로 되찾자고 했을 때 “정부 입장과 전혀 다르다”며 “국회의원이니 자신의 발언은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펄쩍 뛴 것과는 차이가 큰 대응이다. 1일 간토대지진 96주년을 맞아 도쿄에서 열린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은 불과 4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열린 우익들의 방해집회로 얼룩졌다.

　일본 내에서도 이런 혐한 분위기를 자성하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 이들은 비록 소수지만 자국의 잘못을 지적하고 이웃국가를 존중할 것을 요구한다. 지난달 31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한국 YMCA강당에서는 ‘한국이 적(敵)인가’란 제하에 집회가 열렸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아베 총리의 ‘한국을 상대하지 않겠다’는 정책은 평화국가 일본의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란드 비엘룬에서는 1일 제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독일어와 폴란드어로 “비엘룬 공격의 희생자와 독일의 압제에 희생된 폴란드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하고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과거를 기억하기를 원하고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도덕적 배상”이라고 표현했다. 진심어린 사과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마음을 열고 화해하는 효과를 낳음을 보여준다. 과거사를 직시하고 사죄하는 태도가 양국간 우정을 쌓는 데에 힘이 되는 것이다. 과거사를 부정하면서 “한국과 관계는 이미 정리됐다”는 인식을 보이는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도 독일의 태도에서 배울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