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자를 고르는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52)의 새 선택은 조성진이다. 2005년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한국 무대를 찾아온 그가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슈베르트의 가곡(리트)만으로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1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일 오후 7시 반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그는 동아일보에 보내온 e메일에서 ‘조성진은 내 인생에서 발견한 가장 유니크하고도 환상적인 연주자’라고 말했다. 괴르네는 알프레트 브렌델, 엘리자베트 레온스카야, 레이프 오베 안스네스,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등 최고의 피아니스트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성진이 2년 전에 파리에서 내 공연을 보러 왔죠. 그의 기량과 음악성에 대해 잘 알고 있던 내가 먼저 호흡을 맞춰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슈베르트 곡만으로 짜인 이번 리사이틀은 유명한 ‘방랑자’로 시작해 일반인에게 생소한 곡도 많이 등장한다. 전반부는 ‘명부(冥府)행’ ‘젊은이와 죽음’ 등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들이 주를 이루며 후반부에는 ‘겨울밤’ ‘저녁별’ ‘사랑스러운 별’처럼 밤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들이 등장한다.
“슈베르트는 500곡이 훨씬 넘는 가곡을 작곡했지만 일반적으로 연주되는 곡은 50∼60곡 정도에 그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슈베르트 가곡들의 아름다움을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엮었습니다.”
그의 연주 영역은 바흐 칸타타와 바그너 음악극, 현대 레퍼토리까지 매우 넓다. 2017년에는 서울시향과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아리아를 협연하기도 했다. 스승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의 엄밀한 가사 해석을 이어받았다고 평가받는 그는 슈베르트의 가곡을 노래할 때 염두에 두는 점으로 ‘인간에 대한 공감’을 꼽았다.
“사람 사는 것에 대한 모든 것을 슈베르트의 가곡은 말해줍니다. 우리의 존재, 이루지 못하는 열망 등에 대해 가장 독창적이고 천재적인 방식으로 만나게 해 주죠. 관객들이 그 점을 함께 느낄 수 있기 바랍니다.”
서울 4만∼12만 원, 02-318-4301∼4. 통영 2만∼8만 원, 055-650-0400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