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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MLB 첫 홈런 시즌 13승 달성  

Posted September. 24, 2019 07:27,   

Updated September. 24, 2019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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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데뷔 7시즌 118경기 255타석 만에 터진 홈런. 류현진(32·LA다저스)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자 다저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가라앉아 있던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1-1 동점을 만든 짜릿한 홈런에 ‘스포츠넷 LA’ 해설위원이자 다저스의 전설적인 스타 오렐 허샤이저는 중계석을 박차고 일어나 박장대소까지 할 정도였다.

 잘 던지고 잘 때렸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홈런을 때리는 등 타석에서도 맹활약하며 6번째 도전 만에 13승(5패)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3일 콜로라도와의 안방경기에서 7이닝 6피안타 8탈삼진 3실점으로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전 승리 이후 42일 만에 승리를 챙겼다. 홈런 2개를 맞고 3점을 내준 탓에 평균자책점은 2.35에서 2.41로 조금 올랐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지켰다. 2위는 류현진과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을 펼치고 있는 뉴욕 메츠의 제이컵 디그롬(2.51)이다. 다저스는 7-4로 승리하며 2017년 이후 2년 만에 시즌 100승(56패) 고지에 올랐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류현진의 홈런이었다. 0-1로 뒤진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류현진은 콜로라도 선발 안토니오 센사텔라를 상대로 투 스트라이크 노 볼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시속 151km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9m.

 동산고 시절 4번 타자를 맡아 3학년 때 전국대회에서 타율 0.304(46타수 14안타)를 기록했던 류현진이지만 프로야구 한화 입단 후에는 지명타자 제도로 타석에 서지 않았다. 그래도 메이저리그 첫해인 2013년 3번째 경기 만에 ‘3타수 3안타’를 때리는 등 타율 0.207을 기록하며 녹슬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선보였다. 일부 미국 언론은 메이저리그의 전설 베이브 루스에 빗대 류현진에게 ‘베이브 류스’란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올 시즌도 앞선 3경기에서 타율 0.200을 기록하고 경기 전 타격 연습 때도 곧잘 담장 밖으로 타구를 넘겼던 류현진은 박찬호, 백차승에 이어 빅리그에서 홈런을 친 세 번째 한국인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류현진의 깜짝 홈런에 콜로라도 선발 센사텔라는 급격히 흔들렸다. 다저스 타선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순식간에 무사만루를 만들었고 코디 벨린저가 ‘한 방’으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이달 들어 홈런 3개에 그치며 내셔널리그 홈런 선두를 내준 벨린저의 시즌 46호 홈런. 다저스 타선은 이후에도 코리 시거(7회말), 윌 스미스(8회말)가 가세하면서 팀 득점 전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류현진이 시동을 건 대포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후 모든 관심도 류현진의 홈런에 쏠렸다. 이날 그랜드슬램을 터뜨린 벨린저에게도 류현진에 관한 질문이 처음 나왔을 정도. 벨린저는 “내 만루홈런보다 류현진의 홈런이 중요하다는 걸 안다”고 농담을 하며 “류현진보다 우리가 더 흥분했다. 류현진은 평소에 엄청난 타격 훈련을 한다. 홈런 기록이 없었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며 극찬했다.

 경기 후 자신의 홈런 공을 ‘1호 홈런’ 등 각종 이력이 적힌 투명 상자에 담아온 류현진은 이를 공개한 뒤 “벨린저에게 배트를 빌려 홈런을 쳤다”며 웃었다.

 다저스가 6경기를 남겨놓고 있고 류현진은 한 차례 더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출신 최초 평균자책점 1위라는 영광을 차지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