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명길 굳은 얼굴로 “美책임”…비건은 맛집서 와인-피자 ‘여유’
Posted October. 07, 2019 07:20,
Updated October. 07, 2019 07:20
北김명길 굳은 얼굴로 “美책임”…비건은 맛집서 와인-피자 ‘여유’.
October. 07, 2019 07:20.
by 김윤종 zozo@donga.com.
5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의 콘퍼런스 시설인 ‘빌라 엘프비크 스트란드’.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휴양 시설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린 곳이다. 영하 1도의 날씨에도 한국, 미국, 일본, 스웨덴 등 각국 취재진 수십 명이 양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취재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김명길 대사는 오전 9시 40분경 협상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회의 결과를 낙관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두고 봅시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먼저 도착한 비건 대표도 김 대사를 웃으며 맞이했다. 두 사람의 얼굴은 기대감이 가득한 것으로 보였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약 2시간 20분 후 달라졌다. 낮 12시 김 대사를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검은 밴을 타고 회담장을 나와 스톡홀름 외곽 리딩외에 있는 북한대사관으로 돌아갔다. 다시 2시간 20분이 지난 뒤 회담장으로 돌아왔지만 표정은 완전히 굳어 있었다. 김 대사는 ‘왜 중간에 나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 일본 기자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손 한번 흔들어 달라”고 소리쳤지만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
회담장을 떠난 김 대사는 이날 오후 6시 32분경 북한대사관에서 회담 결렬 설명을 발표했다. 북한 측은 3일부터 이날까지 각국 취재진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저녁 북측 차석대표인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대사관에 도착하자마자 담장 안에서 큰 소리로 “성명을 발표할 테니 기다리시라우”라고 말했다. 7분이 지난 뒤 서너 장 분량의 종이를 들고 등장한 김 대사가 취재진 앞에서 굳은 얼굴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김 대사는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가 한 문장을 읽으면 곧바로 통역사가 영어로 통역했다. 외신 기자들에게 북한 입장을 알리려는 의도로 보였다. 김 대사는 비장한 표정으로 미국에 체제 안전 보장 및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그는 “지난해 6월 1차 싱가포르 조미(북-미) 수뇌회담 이후에도 미국은 15차례에 걸쳐 우리를 겨냥한 제재 조치들을 발동했다”고 주장했다.
약 11분간의 성명 발표가 끝난 후 북한 대표단은 이례적으로 취재진에 “질문을 3개 받겠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미국에서 체제 보장에 대해서 긍정적 의사 표시를 전혀 하지 않았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 중지를 연말까지 유지하냐” 등을 물었지만 ‘미국을 탓하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김 대사는 마지막으로 “우리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지를 계속 유지하는가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입장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표단은 협상 결렬 후에도 곧바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특히 비건 대표는 스톡홀름 시내의 한 유명 식당에서 와인, 맥주, 피자 등을 즐기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성명 발표 후 약 3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10시경 “우리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져갔고 좋은 논의를 가졌다”며 북한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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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의 콘퍼런스 시설인 ‘빌라 엘프비크 스트란드’. 바다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휴양 시설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린 곳이다. 영하 1도의 날씨에도 한국, 미국, 일본, 스웨덴 등 각국 취재진 수십 명이 양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취재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김명길 대사는 오전 9시 40분경 협상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회의 결과를 낙관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두고 봅시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먼저 도착한 비건 대표도 김 대사를 웃으며 맞이했다. 두 사람의 얼굴은 기대감이 가득한 것으로 보였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약 2시간 20분 후 달라졌다. 낮 12시 김 대사를 비롯한 북한 대표단은 검은 밴을 타고 회담장을 나와 스톡홀름 외곽 리딩외에 있는 북한대사관으로 돌아갔다. 다시 2시간 20분이 지난 뒤 회담장으로 돌아왔지만 표정은 완전히 굳어 있었다. 김 대사는 ‘왜 중간에 나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 일본 기자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손 한번 흔들어 달라”고 소리쳤지만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
회담장을 떠난 김 대사는 이날 오후 6시 32분경 북한대사관에서 회담 결렬 설명을 발표했다. 북한 측은 3일부터 이날까지 각국 취재진의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저녁 북측 차석대표인 권정근 전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대사관에 도착하자마자 담장 안에서 큰 소리로 “성명을 발표할 테니 기다리시라우”라고 말했다. 7분이 지난 뒤 서너 장 분량의 종이를 들고 등장한 김 대사가 취재진 앞에서 굳은 얼굴로 성명서를 낭독했다.
김 대사는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가 한 문장을 읽으면 곧바로 통역사가 영어로 통역했다. 외신 기자들에게 북한 입장을 알리려는 의도로 보였다. 김 대사는 비장한 표정으로 미국에 체제 안전 보장 및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 그는 “지난해 6월 1차 싱가포르 조미(북-미) 수뇌회담 이후에도 미국은 15차례에 걸쳐 우리를 겨냥한 제재 조치들을 발동했다”고 주장했다.
약 11분간의 성명 발표가 끝난 후 북한 대표단은 이례적으로 취재진에 “질문을 3개 받겠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미국에서 체제 보장에 대해서 긍정적 의사 표시를 전혀 하지 않았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 중지를 연말까지 유지하냐” 등을 물었지만 ‘미국을 탓하는’ 대답만 되풀이했다. 김 대사는 마지막으로 “우리의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지를 계속 유지하는가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 입장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표단은 협상 결렬 후에도 곧바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특히 비건 대표는 스톡홀름 시내의 한 유명 식당에서 와인, 맥주, 피자 등을 즐기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성명 발표 후 약 3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10시경 “우리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져갔고 좋은 논의를 가졌다”며 북한 주장을 반박했다.
김윤종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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