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즉위식, 아베-이낙연 만나 관계 복원 첫발 디뎌야
Posted October. 10, 2019 07:45,
Updated October. 10, 2019 07:45
일왕 즉위식, 아베-이낙연 만나 관계 복원 첫발 디뎌야.
October. 10, 2019 07:45.
by Young-A Soh sya@donga.com.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방안이 조율되고 있다고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이 총리의 단시간 회담도 검토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한다. 즉위식은 근 30년 만에 열리는 일본의 국가적 경사로, 직전 1990년 아키히토(明仁) 왕 즉위식에는 강영훈 당시 총리가 참석했다.
한일 관계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이란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 총리의 즉위식 참석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이웃의 경사(慶事)를 축하하는 미덕을 보이고 새 일왕의 탄생을 기뻐하는 일본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일본통’인 이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 및 아베 총리와 구면이다. 이 총리는 지난해 3월 참석한 브라질 물 포럼에서 왕세자 시절의 나루히토를 만나 환담했다. 그때 왕세자는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와는 2005년 국회의원과 관방부(副)장관으로서 만나 서울에서 함께 소주를 기울인 적이 있다. 이 총리는 2017년 9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루히토 왕의 부친인 아키히토 당시 일왕의 방한을 제안한 바 있다. 이번에 생전양위를 마친 그를 초대해보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한일간에는 앞으로도 지뢰밭이 기다리고 있다. 7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시작된 경제갈등은 그제로 100일을 넘겼다.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큰 방향으로 잡아 대처하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국제 분업 관계와 부품 공급망에 악영향을 끼치고 한일 경제 모두 큰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대로 다음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일을 맞고, 조만간 일제 징용배상 관련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조치가 닥칠 경우 양국 관계는 더욱 되돌아나오기 힘든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최근 양국 지도자들 간에 해결책을 모색해보려는 몸짓이 잇따른 것도 그런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인식의 발로일 것이다. 이 총리는 최근 “일본이 경제보복 조치들을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인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원만한 외교를 위해 “일본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4일 국회 소신표명연설에 이어 8일 국회답변에서도 한국에 대해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라고 언급했다. 이 표현은 지난해 5월 외교청서에서 한·일 관계 악화를 반영해 삭제됐는데 이를 총리가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소통, 이해를 통해 한걸음씩 진전해간다. 양국 정부가 일왕 즉위식과 이 총리 방일을 관계 복원의 돌파구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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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방안이 조율되고 있다고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이 총리의 단시간 회담도 검토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한다. 즉위식은 근 30년 만에 열리는 일본의 국가적 경사로, 직전 1990년 아키히토(明仁) 왕 즉위식에는 강영훈 당시 총리가 참석했다.
한일 관계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이란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 총리의 즉위식 참석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이웃의 경사(慶事)를 축하하는 미덕을 보이고 새 일왕의 탄생을 기뻐하는 일본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일본통’인 이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 및 아베 총리와 구면이다. 이 총리는 지난해 3월 참석한 브라질 물 포럼에서 왕세자 시절의 나루히토를 만나 환담했다. 그때 왕세자는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와는 2005년 국회의원과 관방부(副)장관으로서 만나 서울에서 함께 소주를 기울인 적이 있다. 이 총리는 2017년 9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루히토 왕의 부친인 아키히토 당시 일왕의 방한을 제안한 바 있다. 이번에 생전양위를 마친 그를 초대해보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한일간에는 앞으로도 지뢰밭이 기다리고 있다. 7월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로 시작된 경제갈등은 그제로 100일을 넘겼다. 우리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큰 방향으로 잡아 대처하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국제 분업 관계와 부품 공급망에 악영향을 끼치고 한일 경제 모두 큰 피해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대로 다음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일을 맞고, 조만간 일제 징용배상 관련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조치가 닥칠 경우 양국 관계는 더욱 되돌아나오기 힘든 수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최근 양국 지도자들 간에 해결책을 모색해보려는 몸짓이 잇따른 것도 그런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인식의 발로일 것이다. 이 총리는 최근 “일본이 경제보복 조치들을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표적 지한파인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은 원만한 외교를 위해 “일본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4일 국회 소신표명연설에 이어 8일 국회답변에서도 한국에 대해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라고 언급했다. 이 표현은 지난해 5월 외교청서에서 한·일 관계 악화를 반영해 삭제됐는데 이를 총리가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소통, 이해를 통해 한걸음씩 진전해간다. 양국 정부가 일왕 즉위식과 이 총리 방일을 관계 복원의 돌파구로 만들어야 한다.
Young-A Soh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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