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동아일보의 100주년을 학생들이 디자인한다면 어떤 모습이 탄생할까?
연세대 디자인예술학부 4학년 이설희 씨는 동아의 자음 ‘ㄷㅇ’을 ‘도약’으로 바꾼 가상의 전시를 기획했다. ‘도약’전은 일제강점기부터 100년간 동아일보가 이어온 역사, 문화적 활동을 알리는 전시다. 전시 포스터 디자인에 화려한 색채의 산이 우뚝 솟아 있다. 새로운 100년으로 도약하는 동아일보의 모습이다.
4일부터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이 씨를 비롯한 청년 13명이 동아일보 브랜드를 재해석한 결과물을 만날 수 있다. 동아일보와 연세대 디자인예술학부의 산학협력전 ‘도약’을 통해서다. ‘도약’전 참가자들은 올 상반기부터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실무’ 강의(지도교수 채재용)에서 동아일보의 기존 브랜드를 분석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바라본 동아일보 브랜드의 강점은 언론 자유 수호와 활발한 문화예술 지원이었다. 동아마라톤, 신춘문예, 동아음악·무용콩쿠르 등 꾸준히 진행해 온 문화사업을 알리는 것이 브랜드의 긍정적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 결과 △백지광고 포스터 △동아마라톤 스포츠웨어 △신춘문예 스페셜 에디션과 웹사이트 리디자인 △100주년 구독자 키트 △100주년 기념 엠블럼 △키워드 그래픽 캘린더 등의 디자인 작품이 탄생했다.
참가자 김은경 씨와 임하경 씨는 각각 신춘문예 웹사이트 리뉴얼과 특별판 굿즈를 제안했다. 김 씨는 “신춘문예는 신인 문학인 발굴과 문화 부흥 차원에서 지속되어야 할 역사적인 행동”이라며 “이를 위해 1920년 창간호부터 사용한 로고를 사용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소통을 담아 사이트를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동아일보의 3대 사시 중 문화주의에 초점을 맞춰 ‘세상을 보는 맑은 창’과 ‘연결’을 콘셉트로 한 포스터, 다이어리, 휴대전화 케이스, 엽서 등의 굿즈를 구성했다.
‘백지광고 포스터’를 제작한 김주희 씨는 “독자들이 동아일보의 투쟁을 지원하고 동참하는 뜻으로 실었던 응원 광고 속 재밌고 유쾌하게 풀어낸 문구, ‘파이팅’ 넘치는 문구를 활용해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오주은 씨는 동아콩쿠르 수상자의 이미지를 활용한 구독자 키트를 디자인했다. 역사성, 역동성, 초심을 키워드로 한 달력을 제안했다.
채 교수(모노클앤컴퍼니 대표)는 “일반적인 브랜딩 수업은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100주년을 맞는 동아일보에는 구체적 아카이브가 있어 학생들에게도 실질적인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전시는 28일까지. 02-2020-0640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