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이동 수단) 개발 중심은 ‘인간’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인간을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7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피어(PIER) 27’에서 열린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의 기조연설을 통해 미래 신사업의 방향성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혁신적 모빌리티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인류의 삶에 공헌하는 미래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어 현대차그룹이 올해 초부터 심리, 도시, 디자인, 정치 등 각 분야의 글로벌 전문가가 참여한 ‘스마트시티 자문단’을 구성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포용적이고 자아실현적이며 역동적인 도시 구현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자문단은 새로운 이동 수단과 서비스를 첨단 도시(스마트 시티)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연구한 내용을 내년 초 공개할 예정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육상을 벗어나 개인항공기(PAV) 등으로 불리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이날 “혁신적인 이동 수단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도시 계획이 함께 실현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한 것도 현대차그룹의 개인항공기 사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사내 ‘타운홀미팅’에서 현대차그룹의 사업 비중을 자동차 50%, 개인항공기 30%, 로보틱스 30%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포럼은 현대차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구축한 스타트업 육성·지원 센터 ‘크래들’ 주관으로 올해 4회째 열린 행사다. 포럼에는 우버의 개인항공기 사업을 주도하는 에릭 앨리슨 총괄과 후이링 탄 그랩 공동창업자 등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 수석부회장은 예고 없이 기조연설자로 깜짝 등장해 20여 분 간 발언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귀국 전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인 우버 측과 면담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