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황금세대’의 핵심이었던 1990년생 동갑내기 안치홍(KIA)과 오지환(LG)은 내년에 어떤 유니폼을 입을까.
최근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둘은 고교시절 이학주, 김상수(이상 삼성), 허경민(두산)과 함께 ‘90년생 5대 내야수’로 이름을 날렸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이학주를 제외한 4명은 고교 3학년인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5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11년이 지난 현재 안치홍과 오지환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센터라인 내야수’(2루수, 유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29세로 젊은 데다 둘 모두 큰 부상 전력도 없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현재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어 각 구단의 관심이 크다.
KIA의 주전 2루수 안치홍은 통산 타율은 역대 2루수 가운데 4위(0.300), 장타력은 3위(0.441)로 타격 능력이 뛰어나다. 올해도 타율 3할대(0.315)를 유지하며 ‘공격형 2루수’로서 능력을 입증했다.
LG 부동의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올해 타율이 0.252로 지난해(0.278)와 비교해 주춤했지만 수비 능력은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오지환은 유격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이닝(1101이닝)을 소화하며 세 번째로 높은 수비율(0.981)을 기록했다. 올해는 9개를 기록했지만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장타력도 강점이다. 2016년에는 규모가 큰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쓴 유격수 중 최초로 20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지환은 통산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가 34.47로 역대 유격수 중 5위에 올라 있다. 대체 선수와 비교했을 때 34승을 더 했다는 의미다.
두 선수 모두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상징성이 있어 원소속팀 KIA와 LG는 잡을 계획이다. 하지만 내야가 약한 구단으로서는 놓치기 아까운 자원이라 팀을 옮길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안치홍은 KIA와 수차례 협상을 가졌지만 견해차가 꽤 큰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전이라면 100억 원대의 대형 계약설이 나올 만도 했지만 바뀐 공인구의 영향으로 2017년 21개, 2018년 23개였던 홈런이 올해 5개에 그치는 등 장타력과 득점권 타율이 낮은 게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오지환도 LG와 3차례 만났지만 아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구단은 통상적인 4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오지환 측은 6년 장기 계약을 원하고 있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