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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정상끼리 만나면 진전 있기 마련”...관계 개선 분수령 전망

靑 “정상끼리 만나면 진전 있기 마련”...관계 개선 분수령 전망

Posted December. 21, 2019 08:37,   

Updated December. 21, 201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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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일본이 반도체 3개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해제에 대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24일 열릴 한일 정상회담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악화된 한일 관계에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반도체 수출 규제 철회에 합의하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연장으로 휴전 상태에 들어갔던 한일 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 다만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철회에 대한 간극 등 한일 간 막판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 반도체 규제부터 단계적 해제…日 “지소미아 유효기간 늘리자”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24일 아베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20일 밝혔다.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이번 회담은 올해 문 대통령의 마지막 정상회담이다.

 문 대통령 중국 방문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15개월 만에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상끼리 만나면 모멘텀이 생기기 때문에 항상 진전이 있기 마련”이라며 “반도체 3개 품목과 화이트리스트에 대해 지금 (양국 간) 과장·국장급 회의가 있었는데 조금씩 진전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일 양국은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만남을 앞두고 외교·통상 당국 간 채널을 풀가동해 막판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은 수출 규제와 관련해 단계적 합의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철회하려면 각의(국무회의) 의결이 필요한 만큼 한 달 이상이 소요되는 반면 일본 경제산업성이 취한 반도체 수출 규제는 양국 합의에 따라 곧바로 해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수출 규제를 우선적으로 철회하고 화이트리스트 복원은 양국이 앞으로 해나가자는 내용을 공동발표에 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규제 철회 합의 여부는 22일 베이징에서 열릴 한일 통상장관 회담에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수출 관리 개선이 확인되면 수출 규제를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 측은 화이트리스트 복원 로드맵에 대한 합의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산상은 17일 “양국 간 대화를 거듭한다면 (수출 규제 강화를) 재검토할 수 있지만 현재는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 대신 일본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한국에 지소미아 유효기간을 늘리고 협정 종료 방식을 개정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소미아는 1년 단위로 갱신되고, 종료를 원하는 국가가 만료 90일 전에 상대국에 통보하면 종료된다. 다만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로 복원해야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 한중 회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논의 가능성

 한중 정상회담에선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재개 해법과 내년 시 주석 방한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중일 연쇄 방문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빈손 귀국’하면서 연내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북한의 중대 도발을 막기 위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남북 철도·도로 연결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시 주석의 발언 수위도 관심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한중 정상회담에선 사드 문제에 대해 ‘민감한 문제’라고 표현한 데 이어 올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선 ‘한중 간 유관 문제’라고 발언 수위를 낮춘 바 있다.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