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 간판 김민석(21·성남시청)이 겨울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김민석은 2일 미국 밀워키 페팃내셔널아이스센터에서 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1분44초567로 캐나다의 제스 뉴펠드(1분45초990)를 1.42초 차로 눌렀다.
비록 유럽 강국들이 불참했지만 2019∼2020시즌 처음으로 1분44초대를 기록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김민석의 기록은 1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네덜란드 토마스 크롤(1분43초67)에 이어 올해 2위에 해당한다.
김민석은 평촌고 재학 중인 2017년 삿포로 겨울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후 몸무게를 3kg 이상 늘리고 파워를 키워 이듬해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1분44초930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에서 입상(동메달)했다. 유럽 선수들의 독무대였던 종목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민석은 해당 시즌 6차례 월드컵 대회를 통틀어 이 종목 종합 2위에 올랐다.
그러나 2019∼20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분46초대 중반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한 뒤 2, 3차 대회에서 잇달아 부진하며 우려를 안겼다. 특별한 부상은 없었지만 1분45초대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그 사이 중국의 닝종옌이 지난해 9월 1분43초45의 개인 최고 기록을 낸 데 이어 월드컵 3차 대회에서는 1분44초918로 김민석을 앞섰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일단 초대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게 의미가 크다”면서 “체력적으로 가장 좋았던 평창 올림픽 때에 비해 현재 김민석의 상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진단했다. 제갈 위원은 “코너 워크에서 왼발을 힘 있게 미는 ‘디테일’이 평창 올림픽 때보다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체력과 기록이 계속 동반 상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올림픽 메달을 따낸 김민석의 전체적인 경기 운영이나 전략 등은 여전히 세계 톱클래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제갈 위원은 “2년 뒤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스피드 지구력’, 즉 속도를 빠르게 유지하면서 일정한 속도로 1500m 전체를 유지하는 힘을 장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엄천호(28·스포츠토토)는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8분31초940, 스프린트 포인트 64점으로 우승했다. 여자 매스스타트에서는 김보름(27·강원도청)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재영 기자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