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3)은 2019시즌 LA 다저스에서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37)과 함께할 때 위력이 극대화됐다. 마틴은 류현진이 등판한 29경기 중 20경기에서 마스크를 썼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ERA) 2.32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한 류현진은 마틴이 공을 받을 때 ERA 1.52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류현진의 새 둥지 토론토에서는 누구와 찰떡 호흡을 맞출까. 영건 포수 대니 잰슨(25)이 유력한 배터리 후보로 떠올랐다. 잰슨은 마틴을 통해 미리 에이스 류현진을 파악하는 데 나서며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진행 중인 토론토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잰슨은 “(류현진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류현진에 대해 좀 더 알게 되면 마틴에게 다시 연락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 마틴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토론토에서 뛰었다. 2018년 토론토에서 데뷔한 잰슨과는 포수 선후배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마틴은 잰슨에 대해 “도와주고 싶어지고, 잘하길 바라게 되는 선수다. 잰슨이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든 돕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잰슨은 프레이밍(포수가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공을 잡는 것)과 도루 저지 능력이 좋은 수비형 포수라는 평가다. 2019시즌 타율은 0.207에 머물렀지만 수비력을 인정받아 107경기 384이닝을 뛰어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찼다. 류현진은 프레이밍 능력이 좋은 마틴과 좋은 기억이 있다. 리그 정상급 프레이밍 능력을 가진 마틴은 지난 시즌 ‘섀도 존’(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코스)에 들어오는 공에 대해 53.1%의 확률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내 이 부문 리그 4위에 올랐다. 잰슨 역시 데뷔 2년 차인 것을 감안하면 좋은 프레이밍 능력을 가졌다. 잰슨의 섀도 존 스트라이크 비율은 50.2%로 리그 22위다. 특히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들어온 공에 대해서는 70.5%의 확률(리그 9위)로 스트라이크를 만들었는데, 이는 류현진이 컷 패스트볼로 주로 노리는 지점이다.
잰슨과 주전 포수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던 리스 맥과이어(25)는 주전 경쟁에서 낙마할 위기에 처했다. 13일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맥과이어는 8일(현지 시간) 더니든에서 음란행위 혐의로 체포됐다. 맥과이어는 자신의 차량 안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과이어는 지난해까지 2년간 백업 포수로 4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7, 7홈런 15타점 19득점을 올렸다. 토론토는 “최근 맥과이어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법적인 절차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