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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대구•경북, 힘내라 대한민국

Posted March. 04, 2020 07:31,   

Updated March. 04, 2020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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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월20일 첫 발생한 이래 45일 동안 대한민국은 감염병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89%(4285명)가 집중된 대구·경북 지역의 상황은 안타깝기만 하다. 폭증하는 환자 수를 병상 공급이 따라가지 못 하고 격무에 시달리던 의료진이 탈진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재난 속에서도 대구·경북 시민들의 침착한 대응과 전국에서 쇄도하는 응원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구·경북 시민들은 하루 수백 명씩 환자가 늘어나는데도 감염병 공포에 지지 않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고 있다. 마스크 대란 속에서도 차분하게 줄을 서고, 입원이 지연돼도 다툼이 벌어진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대다수 시민들이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고, 이로 인해 식당들이 타격을 입자 재고 소진을 돕는 등 고통 분담에 나섰다. 상가 주인들은 임대료 인하에 앞장서고 있다. 대구 시내 병·의원들은 감염 위험과 늘어나는 적자에도 “동네 최후의 의사가 필요하다”며 문을 닫지 않고 버티고 있으며, 민간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은 병원을 비우고 코로나19 전담 병원을 자청했다. 대구가톨릭대 학생들은 코로나19로 복지시스템이 마비되자 독거노인에 도시락을 배달했다.

 우리 사회는 대구·경북을 온 마음을 모아 응원하고 있다. 차별과 배제 대신 위로와 온정을 아끼지 않는 자랑스러운 시민의식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접수된 코로나19 피해자를 돕기 위한 특별 성금은 열흘도 되지 않아 270억 원을 넘어섰다. 서울 성북구 기초생활급여수급자가 보험을 깨서 119만 원을 기부하자 이 기사를 본 대구 북구 시민이 끼니를 거를까 걱정돼 밑반찬을 보내기로 했다. 서울 양천구 초등학생들은 꼬깃꼬깃 용돈을 모아 기부에 나섰다.

 대구 의료진을 돕기 위해 각지에서 의료진들이 기꺼이 달려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이들이 머물 숙박 장소를 주저없이 제공한 사장도 있다.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에는 시민들이 보낸 마스크, 음료수, 도시락이 쌓여 있다.

 비록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물리적 거리는 두고 있으나 국민들은 온정의 손길을 나누며 심리적 거리를 줄이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 2007년 태안 유조선 기름 유출 사건, 2015년 메르스 헌혈 캠페인 등 우리는 국가적 위기마다 똘똘 뭉쳐 이를 헤쳐 온 저력이 있다. 서로가 서로를 돕는 손길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