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1932∼2006)의 50여 년간 예술 세계를 담은 작품들이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에서 관객을 만난다. 네덜란드 스테델레이크 미술관은 14일부터 백남준 회고전 ‘The Future is Now’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스테델레이크는 1895년 암스테르담에 지자체의 주도와 개인 후원으로 지어졌으며, 근현대미술과 디자인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스테델레이크는 암스테르담의 레이크스 박물관과 반고흐 미술관이 있는 ‘박물관 광장’에 위치해 매년 60만여 명이 찾는다. 이번 전시는 네덜란드에서 열린 백남준 개인전 중 최대 규모다.
스테델레이크 미술관은 백남준과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왔다고 강조했다. 미술관에 따르면 백남준은 1977년 이곳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 1년 뒤에는 미술관이 백남준의 작품 ‘TV부처’를 소장했으며, 미술관은 “이 작품이 스테델레이크의 시간 기반(time-based) 미디어 예술 작품 컬렉션의 주춧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1984년 스테델레이크에서 열린 그룹전 ‘The Luminous Image’에 백남준이 참가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미술관은 “백남준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예술에 전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작품을 구매하고 후원했다”며 “미디어 아트를 초기부터 인정한 몇 안 되는 미술관”이라고 자부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10월 17일부터 올해 2월 9일까지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렸던 동명 전시의 순회전이다. 테이트모던과 달리 19세기에 지어져 여러 개의 작은 방으로 구성된 미술관에 맞춰 16개 전시실에 작품이 배치된다. 스테델레이크 미술관 전시는 8월 23일까지 열리며 이후 2년에 걸쳐 싱가포르와 미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