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 아파서 뛸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28·사진)은 오른팔을 다친 상황에서도 끝까지 경기를 뛰었던 지난달 16일 EPL 애스턴 빌라전을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 오른팔 요골이 부러진 손흥민은 한국에서 수술을 받고 영국 런던으로 돌아가 재활 중이다. 그는 25일 토트넘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부상 당시 느꼈던 감정 등을 얘기했다.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 전반 31초에 상대 수비수와 충돌한 손흥민은 오른팔로 땅을 짚으며 떨어지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그는 “경기 중에도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그라운드에 남아 팀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당시 토트넘은 공격수 해리 케인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라 손흥민은 사실상 팀의 유일한 스트라이커로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강한 책임감 속에 풀타임(추가시간 포함 100분)을 소화하며 2골을 넣는 투혼을 발휘한 손흥민은 토트넘에 3-2 승리를 안겼다. 하지만 3년 전에도 오른팔 요골을 다쳤던 그는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뒤 충격에 빠졌다. 그는 “병원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받은 뒤 (뼈가 부러진) 사진을 봤다. 믿고 싶지 않은 슬픈 소식이었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빠진 이후 6경기에서 무승의 늪(2무 4패)에 빠지면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에서 탈락했다. 손흥민은 “라이프치히(독일)와의 UCL 16강(1, 2차전 모두 토트넘 패)과 런던 라이벌 첼시와의 EPL 경기(1-2 토트넘 패)를 뛰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EPL이 중단된 가운데 손흥민은 시즌 내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수술 이후 4주가 지났다. 최대한 빨리 복귀하기 위해 열심히 재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히 그라운드로 돌아오고 싶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게 우선이라는 손흥민은 “경기를 할 때의 느낌이 너무나 그립다. 하지만 지금은 축구보다 모든 이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