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가운데 수도인 도쿄가 미국의 뉴욕처럼 확산의 중심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5일 NHK에 따르면 전날 도쿄의 신규 감염자 수는 118명으로 처음 100명을 넘었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8일(63명)에 비하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도쿄의 누적 감염자 수는 891명으로 일본 전체 감염자(4209명)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타 겐타로(巖田健太郞) 고베대병원 감염증내과 교수는 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도쿄의 확산세가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뉴욕의 초기 양상과 매우 비슷하다”며 “도쿄가 미국 내 최대 바이러스 확산지인 뉴욕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이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진단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도쿄 인구 1350만 명 중 진단검사를 받은 이들은 4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일본 전체로도 3만9000여 건에 그쳤다. CNN은 “일본보다 인구가 적은 한국에서는 44만여 건(3일 기준)을 검사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본 정부가 조만간 개인의 권리까지 일부 제한할 수 있는 긴급사태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확산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주말 새 미국에서는 확진자가 6만6193명, 사망자는 2356명 늘어 누적 확진자는 31만1635명, 누적 사망자는 8454명으로 집계됐다.
도쿄=박형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