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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앱 불편한 어르신들 도와야죠”

Posted April. 09, 2020 07:42,   

Updated April. 09, 20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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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은 마스크를 구할 때 어려움을 겪으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고려대 졸업생 김준태 씨(23·미디어학부)는 8일 노년층을 위한 ‘마스크 기부 캠페인’을 시작한 계기를 ‘죄송함’이라고 설명했다. 자신들이 선의로 만든 인터넷 사이트들이 혹시나 누군가에게 소외감을 줄까봐 걱정스러웠단 얘기다.

 올해 2월 졸업한 김 씨와 고려대 재학생 최주원(23·산업정보디자인 전공), 박지환(24·심리학과), 이인우 씨(28·중어중문학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는 한국 사회에 공익적인 기여를 해왔다. 프로그래밍 교육 학회에서 함께 활동하는 이들은 2월 1일 확진자 동선을 제공하는 ‘코로나 알리미’를 개설해 누적 접속자 수가 3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5일 마스크 현황을 알려주는 ‘마스크 알리미’는 반응이 더 뜨거웠다. 하루 평균 10만 명이 접속해 현재 누적 접속자 수가 1500만 명을 넘었을 정도다.

 하지만 네 사람은 항상 마음 한편이 무거웠다고 한다. 사이트를 운영해 보니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층에 비해 아무래도 사용이 서툰 노년층은 마스크를 구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다”는 고민이 들었다. 실제로도 마스크 알리미의 접속 경로는 90% 이상이 스마폰이었다.

 이들은 기왕 공익에 뛰어든 김에 끝까지 책임지기로 했다. 이런 ‘정보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마스크 기부 캠페인을 구상했다. 지난달 둘째 주 마스크 알리미 사이트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캠페인 공지를 올렸다.

 “마스크 알리미는 어르신들이 상대적으로 더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때문에 마음 한편에 항상 불편한 것이 있었습니다.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어르신들을 위한 기부 모금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마스크 알리미를 이용한 이들이 캠페인에도 적극 동참했다. 약 2주 동안 130명이나 힘을 보탰다. 5000원부터 30만 원까지 고마운 기부가 이어졌다. 김 씨 등 4명도 사비를 털어 모두 380만 원을 모았다. 이 기부금으로 구입한 보건용 마스크 1000장을 4일 서울노인복지센터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유통업체 ‘유미네잡화점’도 손세정제 1000개를 후원해 함께 보내드렸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기부받은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코로나19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김 씨는 “좋은 취지에 동참해주신 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이번 기부 캠페인이 소외받은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특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