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엣지 뿜뿜...네모를 기억하라!

Posted April. 21, 2020 07:42,   

Updated April. 21, 20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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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에 어울릴 만한 새 신발을 고민하고 있다면 올해는 ‘네모’(square)를 기억하자. 앞코에서든, 굽에서든 ‘엣지’(모서리)가 분명하게 살아 있는 사각형은 최근 슈즈 업계의 주요 트렌드다. 보그는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트렌드 중 하나로 이 ‘네모’를 꼽으면서 “날카롭게 잘린 기하학적인 사각코, 사각굽을 가진 구두”를 기억하라고 주문했다.

 신발에 접목된 사각형은 1990년대 풍의 복고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단순하고 미래지향적인 감성을 동시에 전한다는 점에서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 앞코가 사각형인 ‘스퀘어토’(Square Toe)는 올해 유행의 핵심이다. ‘토’는 앞부리란 뜻으로 신발의 맨 끝부분을 가리킨다. 각진 모서리를 둥글게 한 ‘라운드 스퀘어토’도 있지만 올 시즌 트렌드는 각을 최대한 반듯하게 살린 네모 형태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이 독특한 디자인을 본격적인 유행 궤도에 올린 데는 보테가 베네타의 공이 크다. 새로 영입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리가 데뷔쇼였던 2019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겨냥해 스퀘어토 슈즈를 집중적으로 선보이면서부터 패션 힙스터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 봄여름 시즌에는 발렌시아가, 이브생로랑 등 여러 럭셔리 브랜드들까지 합세하면서 판이 훨씬 커졌다. 부츠부터 펌프스, 샌들, 로퍼, 스니커즈와 슬리퍼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망라하고 스퀘어를 도입하고 있다. 기하학적 형태의 가방 디자인으로 유명했던 네덜란드 브랜드 반들러 역시 사각형, 오각형 같은 도형 무늬가 도드라지는 네모코 신발로 이 분야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스퀘어토는 모양을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단순하고 세련된 느낌은 물론 투박한 느낌도 낼 수 있다. 신발 종류도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옷과 맞춰 신기 편한 것도 장점이다. 레이첼콕스 이은혜 팀장은 “스퀘어토는 어떤 스타일에도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며 “상의로 블레이저를 툭 걸치고 연한 청바지나 버뮤다 팬츠와 함께 입으면 세련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건 중간 정도 높이의 힐이다. 업계에선 격식을 살리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뮬(mule·뒤가 뚫린 신발) 형태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0년대식으로 동그란 발고리가 달려 있거나 첫째 둘째 발가락 사이에 끈이 있는 스퀘어토 샌들도 봄여름 런웨이 컬렉션에 많이 등장했다.

 꼭 앞코만 네모일 필요는 없다. 높고 두꺼워진 플랫폼 힐의 유행과 스퀘어가 결합하면서 올해는 날렵하고 얇은 굽보다는 투박한 사각 굽이 그대로 보이는 대담한 스타일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도형처럼 묵직한 힐은 말 그대로 ‘발끝까지’ 스타일을 살려준다.


박선희기자 teller@donga.com